100만년 전 한반도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또 이 땅엔 언제부터 사람이 살았을까.
KBS1 ‘HD 역사스페셜’(금 밤 10시)이 6일 구석기 시대를 다룬 1편 ‘한반도의 첫 사람들’로, 선사시대부터 광복까지 우리 역사를 집대성하는 1년 여 대장정의 첫 발을 뗀다.
2003년 6월 종영한 옛 ‘역사스페셜’이 시대를 넘나들며 흥미로운 소재를 찾아 다뤘다면, ‘HD 역사스페셜’은 TV 프로그램으로는 처음으로 우리 역사를 통사(通史), 즉 시대순으로 풀어간다. 쉽고 재미있는 ‘영상 역사교과서’를 만든다는 취지로 친근한 이미지의 탤런트 고두심씨에게 진행을 맡기고, 시청자들이 우리 역사를 열린 눈으로 볼 수 있도록 당시 세계사, 그리고 동아시아 역사의 흐름을 소개하는 ‘국제관’ 코너를 둔 것도 눈에 띈다.
또 ‘역사스페셜’의 가상 스튜디오를 한 단계 발전시켜 실물 세트와 가상 스튜디오, 고화질 영상을 결합한 ‘HD 가상현실’을 통해 역사의 현장을 보다 역동적이고 실감나게 재현한다.
일제시대 일본인 학자들은 한반도의 구석기 시대를 부정했다. 그러나 상원의 검은모루 유적은 이런 억지를 통쾌하게 뒤집었고, 지금까지 남북을 합쳐 300여 곳에서 구석기 유적이 확인됐다.
1982년 충북 청원군 두루봉 동굴에서 발굴된 아이 유골은 구석기 연구에 큰 획을 그었다. 첫 발견자 이름을 따 ‘흥수아이’로 불리는 이 유골은 아시아를 통틀어 가장 완전한 형태로 발굴된 구석기 인골일 뿐 아니라, 매장 흔적과 함께 주변 흙 속에서 꽃가루가 발견돼 상당수준의 장례 풍습이 있었음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다섯 살 난 아이의 주검을 묻으며 꽃을 뿌려 애도하는 장례식 장면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재현하면서, 삶과 죽음에 관한 구석기인들의 의식 세계를 조명해 본다.
이밖에 아시아에서 최초로 발견돼 세계 구석기 역사를 다시 쓰게 한 ‘전곡리 주먹도끼’의 고고학적 가치, 세석기를 통해 본 구석기인들의 활동 영역과 이동 경로 등도 일러준다. 또 구석기 유적에서 출토된 동물 뼈를 토대로 지금은 사라진 옛코끼리, 쌍코뿔이 등도 복원해본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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