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 역사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뜻은 이해한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의 독립과 자유에 대한 확실한 보증은 한미 간의 굳건한 동맹이다."
주한 미 대사관의 공사를 지낸 에번스 리비어 미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가 2일 노무현 대통령이 한국의 동북아 균형자 역할론을 제기한 역사적 배경에 이해를 표시하면서도 그것이 한미 동맹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워싱턴의 한국기업연구소(KEI)가 윤영관 전 외교부 장관과 남경필, 원희룡 의원, 이근 서울대 교수 등 학자를 초청해 마련한 간담회 자리에서 였다.
4일 국무부 웹사이트에 공개된 기조 연설문에 따르면 리비어는 한국이 "보다 자신감을 갖고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는" 외교 정책의 하나로 동북아 균형자 역할론을 꼽고 "이는 100년 전의 운명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데 목표를 둔 정책이자 어떤 의미에선 아시아와 세계사(世界事)에서 더 큰 역할을 하려는 한국인의 열망에 부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때로는 비극적이었던 역사와 쓰라린 경험이 한국인들의 마음을 짓누르고 있다는 것은 이해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리비어는 그러나 "오늘날 한국인들은 한국의 미래가 결코 과거와 같지 않을 것임을 보증하는 한가지를 갖고 있음을 향유할 권리가 있다"며 "한국은 미국과 강력한 동맹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으며 그것은 한국의 독립과 자유의 보증"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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