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해가던 크라이슬러의 주식을 대거 인수해 화제를 모았던 억만장자 커크 커코리언(88·사진)이 이번에는 사상 최악의 경영 실적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제너럴모터스(GM)의 주식 2,800만주를 주당 31달러에 매입하겠다고 발표, 세상을 또 한 번 놀랬다.
커코리언이 운영하는 투자회사 트리신다측은 4일 "현재 2,200만주의 GM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 이번 매수가 성사되면 지분율이 8.8%로 높아지게 된다"고 밝혔다. 이번 주식 인수에 드는 비용은 대략 8억7,000만 달러로 예상된다.
GM의 3대 주주인 커코리언이 지분을 늘린데 대해 주주들은 "사막의 오아시스를 만난 기분"이라며 기뻐하고 있다. 인수 합병의 귀재로 알려진 그가 GM을 입질하는 것이 분명 뭔가 냄새를 맡았다는 뜻으로 받아들인 것. 이날 GM의 주가는 전날에 비해 18% 이상 올랐고 다우존스 지수도 128포인트나 올랐다. 세계 최대 증권사 메릴린치는 GM의 투자의견을 ‘매도’에서 ‘중립’으로 바꿨다.
커코리안은 1990년 3분기에 크라이슬러가 대규모 손실을 입자, 크라이슬러 주식 2,200만주를 매수했고 이듬해 600만주를 추가로 매입했다. 커코리안은 92년 크라이슬러 대표직을 요구했지만 이사회에 의해 거절 당하자 "다임러 벤츠가 크라이슬러를 인수할 때 투자자를 속였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1심에서 패소하고 항소를 진행 중이다. 때문에 그가"순전히 투자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음에도 시장에서는 그가 GM의 경영권을 노리고 있다는 말이 벌써부터 나돌고 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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