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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1학생 내신 우려 지나치다"/ 입시전문가·교사 "차분한 대응"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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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1학생 내신 우려 지나치다"/ 입시전문가·교사 "차분한 대응" 주문

입력
2005.05.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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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신을 강화하는 2008학년도 대입안에 따라 고교 첫 중간고사를 치르는 고1교실에 팽팽한 긴장이 감돌고 있다. 하지만 입시 전문가들과 교사들은 "내신이 이전보다 중요해진 것은 맞지만 내신 만으로 대입 당락이 결정된다는 것은 아니다"며 고1학생들의 차분한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이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2008학년도 대입을 준비하기 위해 예체능 과목까지 전 과목에서 학교시험을 잘 봐야 한다는 일부의 잘못된 인식이다. 현재 전 과목 내신을 반영하는 대학은 없으며 2008학년도 이후에도 국어 영어 수학을 중심으로 넓게는 사회나 과학 과목 정도의 내신 성적을 반영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얘기다. 대성학원 이영덕 실장은 "일부에서 체육 과외까지 받아야 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데 이는 어불성설"이라고 잘라 말했다. 또한 1~3학년 내신 성적 중 고학년으로 갈수록 내신 반영 비율이 높아질 가능성도 높아 고교 첫 시험 성적 하나 때문에 대입에 실패할 수 있다는 생각은 섣부르다는 지적이다.

이 실장은 "국립대와 유명 사립대 등 주요 대학들은 9등급제인 내신으로 당락을 결정하기 보다는 논술·면접 등을 강화해 변별력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따라서 일반 고교 상위권 학생들이 내신 때문에 대학 지원 때 더 부담이 갈 상황은 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수목적고 학생들의 경우에도 어학이나 이공계열 등 동일계열로 진학할 경우 내신에 따른 불이익은 사실상 없기 때문에 내신을 우려해 전학이나 자퇴를 생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 실장은 "다만 특목고 학생 중 의대 등 다른 계열에 지원하려는 경우 내신 우려가 있을 수 있다"며 "하지만 이는 특목고를 설립목표에 맞게 정상화하는 취지로 볼 수 있어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말했다.

특히 내신이 중요해진다고는 해도 내신 성적만으로 진학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2008학년도 대입에서도 내신과 수능, 논술·면접 등 다른 전형기준이 있고 또한 대학별 전형방법이 현재보다 더 다양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자신에 맞는 전형요건을 찾아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정일학원 신영 이사는 "각종 특기자 전형으로 뽑는 인원이 지금도 전체 대학 선발 인원의 30%가 넘는다"며 "굳이 지금부터 내신에 목을 매지 않아도 대학에 갈 수 있는 통로는 많다"고 조언했다.

동덕여고 전상룡 교사는 "10과목씩 12번 중간·기말시험을 본다면 한 과목을 0점을 받는다고 해도 120분의 1의 차이에 불과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학교 시험에 일희일비하는 것은 지나친 느낌"이라며 "언론 등 주변에서 분위기를 몰아가 학생들이 동요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D고의 한 교사는 "적어도 수능 한번 망쳐서 대학에 떨어지거나 자살까지 이르는 문제는 줄어들게 되는 것 아니냐"며 "수능 대신 내신 비중이 높아지면 1학년부터 차분히 준비한 학생들로서는 3학년 때 재수생과의 경쟁에서는 오히려 유리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대일외고 김대룡 교감은 "대학별 전형방법 등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하향식 전학 등의 극단적 방법을 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내신 1~2등급을 올리려다가 학교 적응 등의 문제로 상황이 더 악화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 고1, 결국 거리로 나오나

고교1년생들이 이른바 ‘내신전쟁’에 반발해 7일 서울 촛불시위 개최 등 집단행동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의 2008학년도 대입안으로 내신 중압감이 높아진 상태에서 고교 첫 중간고사를 치른 데다 최근 서울대의 ‘내신 반영 비율 유지 및 논술형 본고사 도입’ 방침이 알려지면서 혼란이 가중됐기 때문.

고교1년생을 중심으로 ‘내신위주 대입제도 반대 촛불시위 5월7일 광화문앞에! 모두 갑시다’라는 내용의 휴대폰 문자메시지가 퍼지고 있으며 일부 학생들은 구체적인 행동 지침을 담은 글까지 인터넷에 올리고 있다. 한 네티즌은 "집회 주최자나 주관자 등의 불법 집회 책임을 면해주기 위해 사전 신고 없이도 시위를 할 수 있는 1인 시위 형식으로 집회에 참가하라"고 주문했다.

여기에다 사단법인 ‘21세기청소년공동체 희망’은 7일 저녁 서울 광화문에서 ‘학교교육에 희생된 학생들을 위한 추모제’를 개최한다고 4일 밝혔다. 행사는 자살 학생에 대한 묵념과 청소년 자살 원인 등에 대한 발언, 추모 글 및 시 낭송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이 단체 관계자는 "4월 한달 언론에 보도된 것만으로 10여명의 청소년이 자살을 선택했다"며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라는 통곡과 함께 불어닥친 1980년대 말 청소년 자살 현상을 보는 것 같아 행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교육당국이 우려하는 것은 이 집회가 고1년생들의 촛불시위와 맞물릴 경우 예측할 수 없는 사태를 맞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당국은 각 고교에 학생들이 집회에 참여하지 말도록 하라고 지시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지만 자발적인 참가까지 막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인터넷 카페를 중심으로 새 대입안에 반발하는 모임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30일 유명 포털사이트에 개설된 내신등급제 반대 추진 카페에는 가입회원이 4일 오후 현재 6,000명에 육박하고 있다. 운영자는 "촛불시위를 주최하지 않았으며 회원들도 참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입장이지만 회원들은 게시판을 통해 촛불시위 참가를 독려하는 글을 잇따라 올리고 있다. 한 회원은 "오늘 시험보다가 울어버린 애들이 몇 명인지 아느냐"며 새 대입안을 성토했다.

진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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