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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동 재건축 비리 싸고 '기싸움'/ 검·경, 수사권 '장외 신경전'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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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동 재건축 비리 싸고 '기싸움'/ 검·경, 수사권 '장외 신경전' 치열

입력
2005.05.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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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검·경간 수사권 줄다리기가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된 가운데 일선에서는 검찰과 경찰이 굵직한 사건에 대한 수사 진행여부를 놓고 벌써부터 기싸움이 치열하다. 검찰이 내사 종결한 사건에 대해 경찰이 전면수사에 나서자 검찰 측이 잇달아 재수사 지휘를 내리거나, 경찰이 법무부 산하 교정청을 상대로 이례적으로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하는 등 ‘장외 신경전’을 벌이는 듯한 양상이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4일 마포구 성산동 W아파트 재건축 과정에서 설계변경 등의 편의를 봐 준 대가로 시공사로부터 조합원 분의 아파트를 특혜분양받은 전 마포구청 도시개발국장 조모(60)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미 조씨에 대해 지난달 초부터 3차례나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그때마다 검찰측은 "증거가 부족하다"고 재수사 지휘를 내린 바 있어 이번 영장 신청에 대한 검찰의 입장이 주목된다.

경찰 관계자는 "검찰 지휘내용에 이의를 제기할 순 없지만 누가 보더라도 혐의사실이 분명한 부분에 대해 검찰이 계속 재수사 지시를 내리고 있다"며 "경찰이 검찰수사로 포착되지 않은 재건축 비리사건뿐만 아니라 무혐의 처분을 내렸던 사건까지 전면 수사에 나서자 검찰이 의도적으로 경계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조씨가 특혜분양으로 받았다는 아파트의 경우 시세차익이 뇌물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법률적으로 검토해 봐야 하는 상황"이라며 "보다 확실한 물증확보를 위해 보강수사를 지휘했을 뿐 다른 이유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지난달 7일 발생한 청송보호감호소 재소자 이낙성(41)씨에 대한 탈주사건 수사와 관련, 경찰이 법무부 산하 대구지방교정청을 상대로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해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는 수사권 문제로 신경전을 벌이는 검·경의 현재 입장을 고려할 때는 법무부 산하기관과 경찰간의 ‘또 다른 갈등’으로도 비춰지기 때문이다.

이에대해 경찰관계자는 "교도관 3명에 대해 세차례 출석요구서를 보냈으나 불응했고 감찰자료 요청에도 답변이 없어 도주과정 감찰자료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대구지검 안동지청에 신청한 것"이라며 "이씨의 정확한 도주경위 파악과 수사정보 확보를 위해 불가피하게 법적 절차를 밟게 됐다"고 말했다.

안형영기자 ahn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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