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동건설을 인수한 미국계 투자펀드 론스타가 고배당과 부동산 매각 등을 통해 인수 2년여만에 투자금의 2배 이상의 수익을 챙겨간 것으로 나타났다. 극동건설 인수를 통한 론스타의 ‘한몫 챙기기’가 심화하면서 수천억원에 달하는 국내 자산이 외국계 펀드를 통해 해외로 유출되는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된다.
극동건설을 인수한 미국계 투자펀드 론스타가 고배당과 부동산 매각 등을 통해 인수 2년여 만에 투자금의 2배 이상의 수익을 챙겨간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업계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극동건설의 최대 주주인 론스타는 2년 연속 고배당을 통해 극동건설 자산을 현금화했다. 지난 해에는 당기순이익 386억원 가운데 절반 이상인 200억원(배당성향 52%)을 주주 배당금으로 챙겨갔고 극동건설을 인수한 2003년에도 주주 배당금으로 240억원을 회수했다. 또 지난해 6월 극동건설 자본으로 론스타가 보유한 주식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유상감자를 실시, 875억원을 가져갔다. 2003년에도 같은 방식의 유상감자를 통해 650억원을 회수해갔다.
극동건설을 인수한지 불과 2년 만에 고배당과 유상감자라는 금융기법을 이용해 총 1,965억원을 현금화한 것이다. 지난해에는 극동건설 보유 부동산 매각 등을 통해 1,500여억원을 확보했다. 비록 부동산 매각 대금이 극동건설의 자산으로 남아 있다고는 해도 론스타는 극동건설 인수자금 1,476억원의 2.5배 가량인 3,465억원 가량을 현금화한 셈이다. 업계는 앞으로 회수할 자산까지 합하면 론스타가 챙겨갈 수익은 총 3,6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론스타의 극동건설 투자금 회수 속도가 더해지면서 일각에서는 알짜 자산은 빠져나가고 껍데기만 남은 극동건설이 다시 기업인수합병(M&A)시장에 나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 외국계 펀드 관계자는 "펀드 특성상 인수 회사의 재건보다는 투자금 회수에 초점이 맞춰지게 마련"이라며 "최대한 이익을 뽑은 뒤 (극동건설을) 3자에 되 팔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 유상감자란
회사가 발행한 주식을 주주로부터 사들여 소각하는 것으로, 소각되는 만큼 자본금이 감소하게 된다. 자사주 소각과 비슷하며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재무구조가 우량한 상장기업이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통상 자본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활용되지만 우리나라에 투자한 외국자본들이 투자금을 조기에 회수하는 방법으로도 자주 사용되고 있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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