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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재보선 후유증… 세가지 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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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재보선 후유증… 세가지 뇌관

입력
2005.05.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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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이 재보선 참패의 후유증을 앓고 있다. 참패의 원인에 대한 진단이 제 각각이어서 해법도 다르다. 계파간 시각차가 확연한 테마는 개혁이냐 실용이냐, 민주당과 통합하느냐 마느냐, 기간당원제 강화 여부 등이다. 이 3가지 테마는 계파간 갈등을 넘어 자칫 내분을 촉발할 뇌관이 될 수도 있다.

■ 黨정체성/ 민생을 챙기자 對 타협없는 개혁

문희상 의장 등 실용파는 선거 패배의 원인을 말로만 떠드는 ‘빈수레 개혁’에 국민이 식상해 있다는 데서 찾고 있다. 국민이 먹고 사는 문제, 즉 민생에 집중하는 데 당의 활로가 있다는 것이다. 문 의장은 3일 한 강연에서 "지지계층 30%와 반대계층 30%, 어영부영 40%가 있는데 40%를 버리고 갈 때 자기들만의 외로운 개혁꾼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어영부영 40%와 같이 가야 성공할 수 있고, 그러기 위해선 민생을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개혁파는 "개혁을 제대로 못하고 적당히 타협, 한나라당과 차별화하지 못했기 때문에 참패했다"고 주장한다. 유시민 의원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참극의 원인을 내부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며 "우리당은 때로 자기가 누구인지, 자기가 무얼 어떻게 하려 하는지를 잘 모르는 정당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정체성 혼란이 패배의 원인이라는 얘기다.

■ 통합논란/ 민주당 안아야 對 싫다는데 청혼

염동연 의원 등 민주당과 ‘같은 뿌리’임을 주장해 온 세력은 "재보선 결과가 통합의 필요성을 재확인 시켜줬다"고 주장한다. 민주개혁세력의 분열, 호남세력의 분열로 수도권에서 한나라당이 어부지리를 챙겼다는 논리다.

문 의장은 전날 관훈클럽에서 "출생이 같고 대통령을 같이 만든 것 이상의 대의명분은 없다"며 "통합을 실질적으로 거론할 시기가 됐다"고 말했다. 지난번 전당대회 때 유시민 의원과 각을 세웠던 임종석 의원도 3일 "이 구도로는 어떤 선거도 이길 수 없다"면서 "큰 폭의 지분을 양보하더라도 연합 구도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반대파들은 경북 영천의 ‘승리에 가까운 선전’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낮은 통합에 매달리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 "조선시대에 여자를 보쌈하는 것도 아니고, 공개적으로 여러 달째 싫다고 하는 상대에게 계속 결혼하자고 우기는 것은 지극히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도부나 의원들이 함부로 그런 말을 하는 것이 매우 부끄럽다"고 신랄하게 성토했다. 유 의원은 특히 민노당과의 연대에 대해서는 "너무 비용이 많이 들어 민노당과 함께 하느니 차라리 한나라당과 합의하는 게 낫다"는 극단적인 말까지 서슴지 않았다.

■ 기간당원/ 전략공천 유효 對 정체성 맞아야

재보선의 전략공천을 놓고서도 대립이 팽팽하다.

실용파들은 기간당원제가 국민 다수의 민심을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는 논리 아래 재보선의 인물 위주 공천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충남 아산의 경우 이명수 후보가 이중당적 시비로 중간에 교체되지 않았다면 이겼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영천의 선전도 인물의 우위와 무관치 않다는 시각이다.

반면 기간당원제 강화론자들은 정치공학에 매몰돼 정체성에 맞지 않는 후보를 내세워 우왕좌왕 하다 명분도 실리도 잃었다고 반박한다. 정청래 의원은 이날 중앙위원회에서 "공천 실패는 말로 적당히 때우고 넘어가면 안 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조경호기자 sooy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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