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나라당에선 당 여성위원회를 보는 시각이 곱지 않다. 여성위가 지난달 중순 여의도 구당사 근처에 얻은 실평수 80평 짜리 사무실 때문이다. 이 사무실은 월 임대료가 880만원에 방송 스튜디오 장비 등을 설치하느라 시설비만 3억5,000만원이나 들었지만, 여성국 사무처 직원 6명만 상근하고 있다.
당 안팎에선 "당은 매달 3억원 가까이 적자가 나고, 염창동 당사의 여의도 이전이 여의치 않아 골치를 썩고 있는데 여성위만 호사를 누리느냐"는 비난이 나온다. 당직자들은 여성위 이전을 만류했다고 한다. 여성위가 염창동 당사에서 나오면서 지난해 여성위가 7,000만원을 들여 당사에 지은 어린이집과 놀이터를 나 몰라라 하는 점도 표적이 되고 있다.
여성위는 당에서 받은 여성정치발전기금으로 사무실 이전 비용을 충당했다. 지난해 정치자금법 개정에 따라 각 당은 국고보조금의 10%를 이 기금으로 떼어줘야 한다. 여성위는 올해 몫으로 11억 4,000여만원을 받았다. 당 관계자는 "중앙당 예산이 65억원 정도인 데 비하면 큰 액수인데도 기금 사용지침도 없다"고 혀를 찼다.
송영선 여성위원장은 2일 이에 대해 "6월 출범하는 ‘여성정치지도자 전문양성 아카데미’의 교육장소 마련을 위해 분가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아카데미를 두고도 말이 많다. 당초 명망가 위주의 여성인사에서 벗어나 참신한 여성신인을 발굴하자는 취지였으나, 한달 수강료가 150만원(4개월 과정)이나 되고 수료자에게 당 공천에서 가산점을 주기로 하는 등 ‘있는 자들의 잔치’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실정이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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