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최대 현안의 하나인 ㈜동양제철화학의 대규모 폐석회 처리 문제가 일단 ‘적절한 보상후 매립’ 쪽으로 가닥을 잡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골머리를 앓았던 폐석회가 사라져 주변에 공원과 녹지공간이 들어서는 것은 물론 공업지역인 용익·학익지구 택지개발사업 등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는 2일 환경단체와 주민들이 반발해 두 차례나 보류됐던 남구 학익동 동양제철화학 공장(지도 참조)에 쌓여있는 폐석회 320만톤의 처리와 관련, 19일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최종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는 최근 교수와 환경단체 관계자 등 20여명이 실시한 현장조사 내용과 주민의견 청취를 토대로 동양제철화학이 제시한 ‘폐석회 유수지 매립’에 대한 처리방향을 논의하게 된다.
현장조사 결과 도시계획위원들은 "각종 민원을 유발시키는 폐석회를 처리해야 한다"는 데 내부적인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폐석회를 인근 유수지(10만평)에 매립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민·관감시단을 운영해 매립과정 등을 감시하는 의견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폐석회 처리는 처리량과 상관없이 당초 인천시와 동양제철화학측이 합의한 10만평 매립기준(복토 기준)에 적합하도록 세부적인 검토작업을 거쳐 동양화학측에서 전량 처리하는 방침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동양제철화학의 폐석회는 경인고속도로 인천 출발점인 남구 학익동 이 회사 공장 주변에 30년째 무려 320만톤이 쌓여있다. 이 때문에 인근 주민들이 "생활에 큰 고통을 당하고 있다"며 민원을 제기하는 것은 물론 지역 발전의 걸림돌이 됐다. 인천시와 주민대책위원회, 동양제철화학, 남구청은 지난해 1월 폐석회를 공장부근 유수지에 매립하기로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르면 동양제철화학은 2007년 6월까지 전체 320만톤의 폐석회 가운데 재활용분을 뺀 270만톤을 인근 10만평 넓이의 저수지에 지하 10m, 지상 1.5~2m 높이로 매립해 처리한다는 것.
동양제철화학은 이 폐석회 처리를 위해 유수지 용도를 ‘녹지, 공원 및 체육시설’로 변경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도시계획시설 변경안을 마련, 지난해 4월과 9월 시 도시계획위원회에 두 차례 제출했으나 모두 전면보류됐다. 주민들에 대한 보상계획이 미흡하고 폐석회 추가 매장논란이 증폭됐기 때문이다.
환경단체들은 인천시의 처리 대책이 특정회사에 대한 특혜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320만톤 이외에 200만톤의 폐석회가 공장내 지하에 추가로 매장됐다"고 주장했다. 환경단체들은 인천시가 적절한 대책이나 보상없이 매립을 허가할 경우 시위 등 실력 행사도 불가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송원영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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