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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그들만의 사법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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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그들만의 사법개혁

입력
2005.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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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비공개로 열린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사개추위) 토론회의 결과 발표는 한편의 코미디였다. 똑 같은 회의에 참석한 검찰과 사개추위 실무진이 전하는 회의 내용이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한쪽은 "분위기가 우리쪽으로 거의 모아졌다"고 하고 한쪽은 "의견이 엇갈렸다"고 했다. 진실을 알기 위해 한쪽 얘기를 반대쪽에 확인해도 역시 같은 대답이었다. "저 쪽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검찰), "참석자에게 직접 물어보라. 누구 얘기가 맞는지"(사개추위).

애가 탔는지 검찰은 스스로 작성한 속기록까지 꺼내보였다. 참석자의 발언 요지를 꼼꼼히 뜯어봐도 해석하기에 따라 양쪽 다 전혀 틀린 얘기는 아니었다. 그러자 "실제 한 말은 훨씬 많았다. 직접 들었다면 우리 얘기가 맞다는 걸 알았을 것"이라며 설득하려 했다. 결국 회의에 참석한 30여명 전문가 외에는 누구도 현재 사개추위 논의 상황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상황이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놓고 검찰과 사개추위의 거의 유일한 공통 입장은 "국민을 위해서"라는 명분이다. 하지만 두 기관의 논의 과정에 국민은 어디에도 없다. 논의를 국민에게 알리는 공청회는 지난달 관계자들만 주로 모여 한차례 가진 게 고작이고, ‘전문분야’라는 이유로 사안을 쉽게 풀어 설명하려는 노력은 아예 없다. 양측 모두 어려운 법률용어를 반복하며 제각각 다른 해석만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이 다 알아서 할 테니 잘 모르는 국민은 기다려라’는 오만이 아니라면, 양측 모두 "국민 생활에 심대한 영향을 끼칠 사안"이라고 말하는 문제를 이처럼 비공개 논의로 다뤄서는 곤란하다. 예정된 최종안 확정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논의 과정과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게 맞다.

김용식 사회부기자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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