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친딸을 수년간 유흥업소 10여 곳에 접대부로 팔아 돈을 챙긴 인면수심의 어머니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2일 선불금을 받고 딸을 유흥업소에 넘긴 김모(45·여)씨를 부녀 상습매매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유흥업소 업주 11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1999년 8월 당시 12살인 딸 A(17)양을 강원 춘천의 P주점에 선불금 450만원을 받고 고용시키는 등 4년간 같은 수법으로 강원 지역 유흥주점 12곳에 선불금 150만~1,000만원씩 총 5,700만원을 받고 A양을 넘긴 혐의다. 김씨는 이 과정에서 20대 여성의 보건증을 구해 A양을 성인인 것처럼 업소에 소개했다.
김씨는 또 A양이 손님과의 성관계로 임신을 하자 직접 병원에 데리고 가 중절수술까지 시켰으며, 지난해 4월부터는 자신이 운영하는 다방에서 시간당 2만원을 받고 차 배달을 시키는 등 티켓영업을 강요하기도 했다. 김씨는 경찰에서 "생활형편이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딸이 스스로 유흥업소에 나가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A양은 2살 때인 89년 부모의 이혼으로 친할머니 집에서 살다 10년이 지나 생모인 김씨와 연락이 닿아 거처를 김씨 집으로 옮겼으나 곧바로 학교를 그만 둔 뒤 유흥업소를 전전해야 했다. A양은 지난해 12월 다방에서 도망 나온 뒤 인근 식당 주인의 도움으로 경기도의 한 보호시설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심한 대인 기피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양은 보호시설에서 작성한 진술서에서 "엄마로 인해 너무나 많은 걸 잃었다. 초등교육도 못 받고 친구도 없고, 마음의 상처만 입은 더럽혀진 몸이다. 엄마의 그늘에서 벗어나 알게 된 것은 엄마가 한 일이 사람으로서는 도저히 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엄마를 꼭 처벌하길 원한다"라고 적었다. 경찰은 김씨에게 A양에 대한 감금여부를 확인하는 한편 친자확인을 위해 DNA 대조작업도 검토 중이다.
안형영기자 ahnhy@hk.co.kr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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