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일 동해상에서 실시한 미사일 발사의 파장이 계속되고 있다. 국방 당국자들은 "훈련 차원의 시험발사"라고 의미를 축소했지만, 북핵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미묘한 시점이라는 점 때문에 다목적용 ‘위력시위’라는 분석은 더욱 힘을 얻고 있다.
북한의 핵실험 임박설에 비추어 다음 행동을 위한 사전포석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 통상적인 유도탄 성능개량 실험인가 = 국방부 핵심 당국자는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유도탄 수준으로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한미 양국이 파악한 정보에 따르면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은 사정거리 120㎞의 ‘유도(guided)미사일’로 종류는 구소련제 ‘프로그(frog)’ 지대지 미사일의 개량형 등으로 파악되고 있다.
스커드나 노동, 대포동 미사일 등 500㎏의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전략미사일에 못 미치는 전술미사일이라는 설명이다. 전략미사일은 추진로켓에 의해 대기권까지 날아간 뒤 탄도를 그리며 목표물에 도달하는 ‘탄도(ballastic)미사일’이 대부분이다.
국방부는 또 북한이 군사훈련 때마다 동해상에서 미사일을 발사했던 점을 들어 이번에도 통상적인 군사훈련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실제 2003년 세 번에 걸쳐 동해상에서 사정거리 100㎞가량의 실크웜 등을 발사했고, 당시 우리 군 당국은 통상적인 훈련 수준으로 평가했다.
국방부 당국자는 "우리 군도 훈련 차원에서 ‘현무’나 ‘에이테킴스(ATACMS)’ 등의 유도미사일 발사 실험을 하고 있다"며 "이와 큰 차이가 없는 훈련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무와 ATACMS는 우리 군이 보유하고 있는 유도미사일로 사정거리는 100~300㎞이다.
군 당국은 북한이 군사훈련 때마다 유도미사일을 발사하는 이유를 ‘성능개량 실험’으로 설명하고 있다. 북측 해안으로 침투하는 함정을 저지하는 핵심 전력인 유도미사일의 최대 사거리는 160㎞ 가량인데 시험발사에서 매번 120㎞를 넘지 못해 사거리를 연장하고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반복적인 시험발사를 한다는 것이다.
◆ 주변국은 추가 행동 가능성에 촉각 = 그러나 단순한 훈련의 일환으로 보기에는 시점이 미묘하다는 분석이 많다. 북핵 문제를 두고 미국과 북한이 극단적인 감정 싸움을 벌이고 있는 때를 발사시점으로 택한 것은 의도가 분명하다는 것. 북한 문제 전문가들은 "북핵 문제를 두고 미국이 양보할 기미가 없자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또다시 벼랑 끝 전술을 꺼내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미국과 일본 등은 북한이 핵실험 등 추가적인 카드를 제시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미사일 시험발사는 6월 중 핵실험설의 사전조치라는 설명이다. 핵장착이 가능한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하기 위한 행동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송민순 외교부 차관보는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100㎞ 안팎의 단거리 미사일로 핵을 탑재할 수 있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며 "핵문제와 연계시킬 사안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