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을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선입관을 버리고 정직하게 느끼는 겁니다."
동아제약의 자회사인 수석무역의 ‘와인마스터’ 최신덕(36·사진) 과장은 "유명 브랜드가 아니어도 질 좋은 와인은 얼마든지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와인마스터는 포도재배, 농장관리, 양조, 평가, 추천, 와인마케팅 등 와인 관련 전 분야에서 전문지식과 경험을 갖춘 사람을 말한다. 최 과장은 프랑스에서도 가장 까다로운 와인 경영학석사(MBA)과정인 디종(Dijon) 고등상업대학원을 졸업한 유일한 한국인 와인마스터다.
최 과장은 1993년 가자무역 영업부 팀장으로 일하면서 와인과 인연을 맺었다. 와인을 팔면서 ‘이 와인 특징이 뭐냐’ ‘저 와인은 무슨 맛이냐’는 고객 질문에 제대로 답변을 못하는 자신에 대해 자괴감을 느끼다 97년 프랑스 유학을 떠났다. 최 과장은 브르고뉴대학, 본 국립농업대를 거쳐 디종 고등상업대학원 MBA 과정까지 이수하게 됐다. 포도농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비를 버는 등 어려운 과정이었지만 아내 백은주(36)씨가 큰 힘이 됐다. 백씨도 브르고뉴대학에서 ‘와인양조’ 과정을 공부하고 현재 와인 칼럼니스트로 활약하고 있다.
지난해 귀국한 최 과장은 국내 와인시장 규모가 대략 2,500억원 정도지만 아직 시장 초창기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최 과장은 상당수 업체가 아직도 와인 전문가를 두고있지 않아 체계적인 수입과 판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최 과장은 "외국에선 알아주지도 않고 질도 좋지 않은 와인이 우리나라에서는 엉뚱하게 비싸게 팔리는 경우도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일단 지난해 24억원 정도였던 수석무역의 와인사업 매출을 올해는 100억원까지 끌어올리는게 최 과장의 목표다.
앞으로의 와인 트렌드에 대해 최 과장은 "단순히 화학비료나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유기농법의 차원을 뛰어넘어 달의 위치, 태양과의 중력 관계까지 고려해서 재배한 포도를 사용한 ‘비오디나미(biodynamie) 와인’이 주목된다"고 밝혔다. 최 과장은 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2005 서울국제주류박람회’에서 비오디나미 와인 세미나도 진행한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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