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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관중 꽉 꽉…갈매기 신드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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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관중 꽉 꽉…갈매기 신드롬

입력
2005.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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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롯데와 LG전이 끝난 잠실구장 밖. 3-4로 석패한 롯데 선수들을 실은 버스는 "롯데"를 연호하는 수많은 팬들에 둘러싸인 채 한동안 경기장을 떠나지 못했다. 패배에 대한 분풀이가 아니었다. ‘부산갈매기’ 노래가 불 꺼진 잠실벌을 다시 깨웠고, 패배에 고개 숙였던 선수들은 이내 환한 웃음을 지으며 창 밖을 향해 손을 흔들어 답례했다. 이날 잠실구장 주변은 자정이 넘도록 롯데팬들의 흥겨운 잔치가 이어졌다.

‘롯데신드롬’으로 프로야구가 들썩이고 있다. 만년 꼴찌 롯데가 돌풍을 일으키자 오랫동안 야구장을 외면하던 ‘갈매기’들이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스탠드를 점령하면서 야구열기를 한껏 고조시키고 있다.

지난 주말 잠실은 롯데 홈구장을 방불케 했다. 31일과 1일에는 잠실 주말 평균 관중(1만4,885명)을 훌쩍 넘는 각각 2만4,000여 명과 2만2,000여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특히 롯데 응원석인 3루쪽은 경기 몇 시간 전부터 명당 자리가 동나더니 경기 시작 무렵에는 빈자리가 거의 없을 정도로 꽉꽉 들어찼다. 롯데 염종석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해 56명의 관중이 지켜보던 경기를 하던 때가 생각나 눈시울이 붉어졌다"며 이날 경기의 감회를 털어놓았다.

롯데 팬들의 기지개는 인터넷에서도 요란하다. 프로야구 문자중계를 하는 한 인터넷 포털의 승부 예상 코너에는 롯데의 승리를 기원하는 네티즌들로 초만원 상태. 지난 주말의 경우 롯데의 승리를 예상하는 투표수가 평소 10만표에서 160만표까지 치솟아 포털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덩달아 바빠진 쪽은 방송국이다. 지난 주말 케이블 방송 SBS스포츠는 당초 계획했던 인천 문학경기 생중계를 부랴부랴 잠실 롯데-LG전으로 바꿨다. SBS스포츠는 물론 KBS스카이까지 합세, 롯데의 이번 주(3~8일) 6경기는 모두 TV로 생중계될 예정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도 한껏 고무된 표정이다. 한 관계자는 "롯데가 중위권 이상의 성적만 유지해 준다면 올 프로야구 관중이 예년에 비해 100만명 이상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팬들의 눈과 귀는 지금 마산에 쏠려 있다. 3위 롯데가 1게임 반차로 바짝 추격하고 있는 선두 삼성을 상대로 3연전(3~5일)을 치르기 때문이다. 롯데 신드롬의 강도와 지속 여부를 가늠해볼 수 있는 최고의 빅매치다. 15년 만의 1위 귀환을 노리는 롯데가 지난해 2승1무16패에 이어 개막 2연전 연패에 이르는 ‘사자징크스’의 파고까지 넘어선다면 거인의 돌풍은 올 시즌 프로야구를 뒤흔들 메가톤급 폭풍으로 그 세력을 팽창할 것이다.

김일환기자 kev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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