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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 화제 3人

입력
2005.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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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전7기 끝에 금배지/27년 도전 이진구 당선자

충남 아산의 이진구 당선자(한나라당·사진)는 ‘6전 7기’의 도전 끝에 금배지를 달았다. 그는 1978년 10대 총선 때 민주통일당 후보로 천안·아산에 출마해 낙선한 뒤 같은 지역에서 13대에서 17대까지 거푸 쓴 잔을 마셨다. 30년 가까이 국회 문을 두드린 셈이다.

이 당선자는 접전이 예상된 이번 재선거에서 예상을 깨고 거물급 여당 후보를 8,000여 표 차이로 여유 있게 따돌렸다. 이 당선자의 높은 인지도와 여당의 공천 파동이라는 호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거듭된 낙선에 대한 ‘동정론’도 한 몫 했다. 그는 유세 도중 "죽기 전에 마지막 기회를 달라"며 눈물을 자주 훔쳤다고 한다.

이 당선자는 아산에서 태어나 아산에서 초·중·고교를 졸업한 토박이이다. 그는 4·19 때 전국대학생 대표로 국방부에서 대북 방송을 하다 입건되기도 했고, 민주화추진협의회 국제국장을 지냈다. 그는 10대 총선 이후 지구당위원장 등을 하며 지역을 돌봐 왔고, 14대 때는 ‘꼬마민주당’ 후보로 출마하기도 했다.

이 당선자는 1일 "유권자들이 제 끈질긴 모습을 좋게 보고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본보기로 삼고자 한 것 같다. 오랜 세월 기다린 만큼 몸과 마음을 다 바쳐 열심히 뛰겠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 행정도시에 신당 이정표/공주·연기 정진석 당선자

충남 공주·연기의 정진석(무소속·사진) 당선자는 1일 "이번 선거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었다"고 말했다. 선거 초반까지도 여권이 추진하는 행정도시 건설 대상지역에서 무소속 후보가 여당 후보를 누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럼에도 이길 수 있었던 것은 "행정도시 건설에 매여 여당에 계속 의존하기 보다는 여당을 심판하자는 여론이 우세했기 때문"이라고 정 당선자는 분석했다.

한국일보 논설위원을 거쳐 16대 자민련 의원을 지낸 정 당선자는 "탄핵 역풍으로 17대 총선에서 패배한 뒤 재기해야겠다는 오기가 발동했다"고 했다. 그의 자존심 회복을 위해 이 지역서 6선을 한 부친 정석모 전 내무장관도 유세에 나섰다. 정 당선자는 "충청인의 이익은 충청인이 지켜야 한다는 지역의 열망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를 물밑에서 지원했던 심대평 충남지사의 중부권 신당 창당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심대평 충남지사도 지난달 30일 "충청인의 자존심을 찾기 위해 하나씩 준비해 나가겠다"며 의지를 보였다. 정 당선자는 "실체도 없는 신당에 대한 기대만으로도 압승했는데, 신당이 실제로 가시화하면 그 힘은 폭발적일 것"이라며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충청권 100% 석권이 목표"라고 말했다.

최문선기자

■ 민노 수도권 진입 "다음에"/정형주 후보 아쉬운 2위

4·30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민주노동당의 수도권 진입 여부로 관심을 모았던 경기 성남 중원의 정형주 후보는 다시 한번 ‘벽’을 실감했다. 하지만 27.4%의 만만치 않은 지지세를 확인해서인지 차기를 기약하는 정 후보의 발걸음은 무겁지 않았다.

그는 이번 재보선에서 ‘태풍의 눈’이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선권으로 나타난 데다 지난해 총선 때 ‘탄핵풍’ 속에도 21%를 얻었을 만큼 조직력이 탄탄했기 때문이었다. 수도권 교두보 확보를 통해 내년 지방선거는 물론 차기 대선까지의 진보정당 바람을 기대하고 연일 당력을 총동원했던 민노당의 아쉬움은 그래서 상대적으로 더 커보인다.

1988년 전대협 부의장 출신인 정 후보는 1995년 성남 청년회장을 시작으로 10년이 넘게 중원에서 지역운동에 몸을 던졌다. 그의 민생정치는 성남시립병원 설립 범국민대책위 구성, 성남 실업자대책위원회 및 실직가정 자녀를 위한 방과 후 공부방 운영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에는 재개발과 관련, 인근 판교의 개발이익을 끌어오겠다는 공약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정 후보는 "당선되진 못했지만 진보정당에 대한 유권자의 기대감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노동자와 서민의 생생한 바람을 대변하기 위해 앞으로도 쉼 없이 매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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