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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원의 길위의 이야기] 왼손잡이의 서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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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원의 길위의 이야기] 왼손잡이의 서러움

입력
2005.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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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손잡이들은 벼를 베거나 풀을 베는 낫에도 오른낫이 있고 왼낫이 따로 있다는 것을 모른다. 밭을 매는 호미도 오른호미가 있고 왼호미가 있다. 이런 왼낫이나 왼호미는 농기구 가게에 따로 주문해야 한다.

오른손잡이들은 우리가 늘 쓰는 가위도 오른손잡이에게 편하게 만들어지고 왼손잡이에게 불편하게 만들어졌다는 것을 모른다. 똑같은 돈을 내고 먹는 커피자판기도 오른손잡이가 사용하기 편하게 만들어졌고, 하루에도 열 번 넘게 거는 전화 역시 왼손으로 수화기를 들고 오른손으로 숫자판을 누르게끔 만들어졌다는 것 역시 모른다.

이렇듯 세상의 모든 물건들은 너무도 당연하다는 듯이 오른손잡이들이 사용하기에 편하게 만들어졌다. 냉장고 문도 그렇고, 돌려서 따는 음료수병 마개도 그렇다. 컴퓨터의 마우스 역시 오른손으로 사용하게끔 만들어졌다. 열 살 무렵 내 꿈은 세상을 지배하는 왕이 되는 것이었다. 왕이 되어 이 세상의 모든 물건들을 오른손이 아니라 왼손에 맞추어 새로 만들게 하고 싶었다. 왼낫과 왼호미와 왼가위의 세상을 만들어 먼저 세상에서 왼손잡이로 내가 겪는 불편함과 서러움을 이 세상의 모든 오른손잡이들이 알게 하고 싶었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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