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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위안화 절상 임박했나/ 충격 덜한 노동절 연휴 거사說…세계 예의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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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위안화 절상 임박했나/ 충격 덜한 노동절 연휴 거사說…세계 예의주시

입력
2005.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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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금주 안에 전격적으로 위안화 절상을 단행한다.’ 지난 주부터 국제외환시장을 휘감고 있는 ‘위안화 기습 절상설’이다. 갑작스런 환율변동이 줄 시장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국 외환당국이 D-데이를 노동절 연휴(5월2~6일) 기간에 맞춰 놓았다는 시나리오다. 실제로 노동절 연휴 전 마지막 장이 열렸던 4월29일 ‘노동절 기습 절상설’은 절정에 달했다. 중국관영 증권보는 이날 1면 기사에서 "환율제도 변경여건이 무르익었으며 절상폭은 10%이내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고, 이에 시장은 요동쳤다.

뉴욕외환시장에선 전날까지 106엔 위에서 움직였던 엔·달러 환율이 순식간에 1%이상 하락, 104.75엔으로 장을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사흘만에 1,000원 밑으로 다시 떨어진 것도 이 때문이었다.

지난해 10월 중국이 9년 만에 단행한 금리인상을 정확하게 예상했던 JP모건체이스의 중국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 프링크 공은 "런민은행(중국중앙은행)이 노동절 연휴기간에 위안화 절상을 단행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만 중국은행의 채권담당자인 로 역시 "시장이 문을 닫는 노동절 연휴에 페그제(고정환율제)를 폐지할 것"이라고 언급할 만큼, ‘노동절 거사(擧事)설’을 뒷받침하는 전문가 예상이 줄을 잇는 상황이다.

물론 런민(人民)은행은 이를 강력 부인했다. 런민은행 대변인은 "위안화 정책에 관한 한 변한 것이 없으며 노동절 연휴기간에 어떤 준비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춘절 노동절 등 시장이 문을 닫는 연휴 때면 습관처럼 나도는 루머이고, 뭔가 재료를 만들어내려는 시장세력의 장난이기 때문에 크게 무게를 둘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세계 금융·외환시장에 대폭풍을 몰고 올 위안화 절상이 이번 주내 벌어질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엄밀히 따져보면 가능성은 희박하다. 하지만 ‘노동절 연휴 절상설’은 위안화 절상이 점차 현실화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중국이 위안화를 절상해야 한다면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과도한 달러유입으로 고정환율제를 고수하는 비용이 너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엔 경상수지 흑자 외에 위안화 절상을 노린 막대한 투기성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데, 작년 4·4분기에만 1,000억 달러 이상 흘러 들어왔다는 추정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해 환율방어를 위해 무려 1조6,000억 위안(2,000억 달러)를 쏟아 부었던 런민은행으로선 더 이상 핫머니에 맞서 페그제를 유지하는 것이 힘겨워 보인다. 과열을 막아 경제를 연착륙시켜야 할 입장에서 환율방어를 위해 엄청난 통화증발을 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다. 세계은행(IBRD)도 "중국이 이제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 상황인지 분명해졌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요인은 미국의 압박이다. "시장여건이 성숙한 만큼 중국도 시장환율제로 나아가야 한다"(존 스노 재무장관) "중국이 통화를 시장에 변동시키는 것을 보고 싶다"(조지 부시 대통령) 등의 연쇄발언에서도 확인됐듯이 지난달 이후 미국정부의 공세는 날로 수위를 더해가고 있다. 의회 역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보복성 고율관세를 부과하는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 상태다. 대내적으로나, 대외적으로나 중국은 페그제를 버리고 위안화 절상카드를 뽑아야 할 형편이다.

그렇지만 중국이 쉽게 위안화 절상을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아직은 좀 더 우세하다. 취약한 금융시스템,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부실채권 등 환율개혁의 전제조건들이 아직 성숙되지 않았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이달부터 도입되는 외환거래의 시장조성자제도나 거래통화의 다양화, 파생상품 도입 등 시장 참가자들이 환율변동을 학습할 시간을 가진 뒤에나 환율제도개혁이 이뤄질 것"이라며 "위안화 절상은 금년을 넘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더구나 중국이 미국의 압력에 굴복해 위안화를 절상하는 모양새의 환율변경은 하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많다.

위안화 절상과 환율제도 변경에 대한 대내적 공감대는 형성된 것이 확실하다. 남은 것은 시기의 문제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총리의 언급처럼 위안화 절상은 ‘어느날 갑자기 예고없이’ 시행될 수 밖에 없어, 실제 조치가 내려질 때까지 작은 움직임에도 시장은 계속 예민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 주변국 환율 영향/ 원화가치 오르지만 큰영향 없을 듯

중국 위안화가 절상될 경우 우리나라 원화 등 주변국 환율에 미칠 영향은 얼마나 될까.

한국은행과 연구기관 등 분석에 따르면 위안화 절상이후 단기적으로는 주변국 환율이 동반 절상(환율하락)할 가능성이 있지만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견해가 대다수다. 위안화가 절상되더라도 중국정부의 개입 등으로 그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우선적인 이유다.

실제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은행은 그 동안 환율시스템 개혁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동시에 환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겠다는 뜻을 피력해왔다. 일본 미쓰이물산 전략연구소 같은 곳은 "중국이 무역흑자 축소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여 2007년 이후에는 오히려 위안화가 약세로 돌아설 수도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이를 종합하면, 위안화 절상폭이 크지 않은데다가 일정 기간이 지나면 회복되거나 오히려 절하될 수도 있어 주변국 환율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원화 환율은 이미 상당폭 절상된 상황이라 추가 절상 여지가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이영균 한은 국제담당 부총재보는 부산경영자총협회 주관 조찬세미나에서 "위안화 절상 문제가 본격화한 2003년 여름 이후 이미 원화 환율이 20% 정도 절상된 상태"라며 "위안화가 절상되더라도 원화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엔화의 경우 비슷한 폭으로 움직일 것이란 관측이 많다. 해외 시장조사기관인 아이디얼글로벌의 설문조사 결과 중국이 위안화를 3%가량 재평가하면 엔화가치도 2% 가량 절상될 것이란 응답이 절반이상을 차지했다.

물론 중국이 예상과 달리 큰 폭의 위안화 절상을 단행할 경우에는 주변국 통화 환율의 동반 절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해도 한국 일본 등 각국이 즉각적인 시장개입에 나설 것이므로 큰 충격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 페그제 이후 중국의 대안/ 자유변동환율제 前단계 복수통화바스켓 거론

중국이 위안화 절상을 위해 고정환율제나 다름없는 현행 페그환율제(약간의 변동은 용인하지만 사실상 환율을 묶어놓은 것)를 포기할 경우, 두 가지 대안이 거론된다. 하나는 복수통화바스켓 제도, 다른 하나는 환율변동폭 확대다.

복수통화바스켓이란 무역·투자거래가 많은 몇 개국 환율에 자국환율을 연동시키는 방식이다. 각 국 통화에 각각 다른 가중치를 부여한 뒤, ‘한 바구니(바스켓)에 넣듯’ 종합적으로 변동률을 계산해 위안화 환율을 산정해내는 것이다. 여러 나라 환율이 반영되기 때문에 자유시장환율보다 변동폭이 적어, 페그제 포기후 시장충격을 우려하는 중국으로서도 받아들일 만하다는 제도라는 평가다. 우리나라도 고정환율제에서 자유변동환율제로 넘어가기 전인 1980~90년 복수통화바스켓 제도를 채택했다.

위안화의 통화바스켓에 들어갈 통화로는 미국 달러, 일본 엔, 유로, 홍콩 달러, 대만 달러, 태국 바트, 말레이시아 링기트, 인도네시아 루피아 등 10~11개국 통화가 거론되고 있으며, 우리나라 원화도 포함될 것이 확실시된다.

이와 관련, 골드만 삭스는 "페그제 이후 중국의 환율제도는 복수통화바스켓이 될 것이고 바스켓 구성은 아마도 달러화가 60~80%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 경우 위안화는 2~3% 절상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이 복수통화바스켓을 도입하지 않고, 하루 변동폭만 소폭 확대하는 선에서 환율제도의 손질을 우선 마무리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복수통화바스켓으로 가더라도, 충격을 최소화한다는 차원에서 당장은 하루 움직일 수 있는 환율변동폭만 약간 넓힐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현재 위안화의 하루 변동폭은 상하 0.3%. 실제로 움직이지는 않지만 미미하나마 소폭의 변동은 허용되어 있다. 이와 관련, 노동절 연휴 기간중 위안화 절상조치 단행가능성를 예상한 JP모건은 하루 환율변동폭이 ±2%로 넓어질 것이라고 주장했고 씨티는 3개월안에 위안화 하루변동폭이 ±3%로 확대되는 조치가 내려질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복수통화바스켓으로 가더라도 하루 움직일 수 있는 환율폭은 제한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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