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보다 더 사람 같은, 못 말리는 흡혈귀들이 돌아온다.’
한국에 불시착한 루마니아 태생 흡혈귀들의 해프닝을 통해 가족해체와 물질만능의 현실을 비꼰 MBC 주간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극본 신정구 연출 노도철) 2부가 2일부터 방송된다. 네티즌들의 열렬한 지지로 연장 방송되는 이 ‘코믹공포극’의 매력 중 하나는 닭 피를 먹고 자란 바보 흡혈귀 켠(이켠)과 40대 과부 안성댁(박희진)의 기묘한 사랑이야기.
시청자들은 흡혈귀가 아닌 사람으로 살고 싶은 두일(이두일)에게 "군대 가면 사람 된대"라고 진지하게 충고하는 켠이 2부 예고편에서 빠지자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하지만, 정작 켠 역을 소화하고 있는 연기자 이켠(23·사진)은 태평하다. "제가 아예 빠지는 건 아니고, 길을 잘못 들어 헤매던 켠이가 다시 한국에 돌아오는 걸 그리다 보니 잠깐 안 나오는 거에요. 앞으로 저를 루마니아로 떠나보내고 실성한 안성댁을 제가 돌보는 이야기가 전개될 거에요."
그에 따르면 ‘안녕, 프란체스카’ 제작 분위기는 더 할 나위 없이 좋다. "1부 마지막 방송 시청률이 막강 경쟁프로인 SBS ‘야심만만’을 눌렀거든요. 전에 1~2일 씩 걸려서 하던 촬영도 몇 시간에 뚝딱 해치워요. 더 강하고 세게 밀고 나가야죠." 자신과 짝을 이룬 안성댁 박희진에 대한 칭찬도 굉장하다. "희진이 누나는 대사부터 입 모양 영어 손동작 의상 모든 게 다 맞아떨어져요. 웃기는 포인트도 정확히 알죠. 저한테 애드리브 소스도 많이 알려줘요."
‘안녕, 프란체스카’를 통해 그는 인기와 더불어 ‘닭대가리’라는 듣기에 썩 좋지 않은 별명을 얻었다. "무슨 일이 생기면 대충 어리바리한 웃음으로 때우고 넘어가려는 모습이 극중 켠이랑 비슷해요. 친구들은 다른 역할 맡기 힘들겠다고 걱정이지만 뭐, 이것도 다른 친구들은 못하는 제 ‘필살기’ 아니겠어요?"
백치 꽃미남 이미지로 어필하고 있지만 알고 보면 이제껏 그를 지탱한 건 ‘복수의 힘’이었다. "1997년 댄스그룹 UP로 연예계에 입문했고 상도 받았어요. 그런데 2년 만에 그룹이 해체되니까 주변 사람들이 언제 봤느냐는 듯 무시하더라구요. 그래서 동료 가수고 연기자고 눌러버리겠다고 다짐했죠."
그로부터 6년이 지난 지금 이켠은 한참 바쁘다. ‘안녕, 프렌체스카’ 말고도 연예전문 위성·케이블 채널인 ‘YTN 스타’의 쇼 프로인 ‘타워 스타’의 진행을 맡고 있고 각종 오락프로에도 얼굴을 비치고 있다. "‘타워 스타’ 사회자는 현장감이 넘쳐서 정말 신나게 하고 있어요. 근데, 영화도 꼭 해보고 싶어요. 영화제 상 꼭 타보고 싶거든요. 종류요? 여우주연상만 아니면 돼요."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