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환경에서 자랐으면서도 인간적, 아날로그적 감성을 지닌 ‘포스트디지털세대’(PDG· Post Digital Generation)가 등장하고 있다. 제일기획은 1일 보고서 ‘PDG’를 통해 디지털세대를 대신할 새로운 세대의 등장을 예고했다. 이 보고서는 지난해 7~9월 중·고교, 대학생 남녀 표본 관찰 조사 후 서울 거주 13~49세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면접 조사해 작성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PDG는 ‘자연스런 일상생활로 차갑고 기계적인 디지털환경과 문화 속에서 성장했지만 인간적, 아날로그적 감성을 소유하고 자신감에서 비롯된 주체적이고 낙천적인 성격을 가진 신세대’로, 주로 13~24세의 중·고교, 대학교에 재학중인 학생들 사이에 분포돼 있다.
이러한 신세대의 출현은 차갑고 이기적 개인주의 시대인 디지털시대를 지나 인간을 위한 따뜻한 기술, 수평적 네트워크의 진화, 공동체 문화 확산 등을 통한 ‘아날로그적 가치의 복권(復權)’현상 때문인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PDG를 특성 짓는 핵심코드는 ‘H·E·A·R·T·S’로 인간관계를 위한 디지털(Human Relationship), 표현하기 위한 디지털(Expressionism), 시각적 라이프스타일(Anti-literality), 낙천적 라이프스타일(Relaxed Mindset), 주체적 유행수용태도(Trend-independence), 즉시성(Speed) 등 6가지이다.
의식과 행동면에서 PDG는 초기 디지털의 ‘고립된 개인’에서 ‘집단 속 개인’으로 진화 중이며 디지털세대의 고립된 개인주의 성향은 낮게 나타나지만 자신의 욕구에는 누구보다 충실한 모습을 보인다. ‘앞으로 나는 내가 원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질문에 PDG는 62.2%가 ‘그렇다’고 대답해 디지털형(53.6%), 아날로그형(34.9%)보다 적극적이었다.
PDG는 또 직설적이고 짧은 의사소통을 선호해 자유롭고 익명성을 갖춘 ‘댓글’을 잘 활용하고, 갖고 싶은 물건에 대한 충동구매 성향은 높지만 다양한 할인혜택을 적극 활용하는 계획구매를 선호하는 양면적인 소비행태를 보인다.
보고서는 또 이 같은 신세대의 등장과 함께 디지털시대 고등교육을 받은 도시 전문직인 ‘여피족(Young Urban Professional)’ 대신 소득은 떨어지지만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일을 더 선호하는 ‘더피족(Depressed Urban Professional)’의 출현을 예고했다. 보고서는 PDG의 핵심코드를 감안한 마케팅 전략으로 ‘미니홈피’ 등 ‘따뜻한 디지털(Warm Digital)’을 통한 인간적인 관계수립을 후원하는 기기와 매체의 사용을 권고했다. 또 남과 다르게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욕망을 충족시키고 의성·의태어 등 감정이입이 용이한 문자와 표현을 사용해 즉각성과 이동성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마케팅에 초점을 맞출 것을 제안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