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수기 역할은 이제 그만.’
주식으로 10조원의 자산을 운용하는 ‘토종 큰손’인 국민연금이 올해 열린 12월 결산법인들의 주주총회에서 과거에 비해 적극적인 의결권을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 1분기중 지분을 갖고 있는 325개사 가운데 266개사의 주총에 참석, 11.7%인 31개사에서 모두 35개 사안에 대해 반대의사를 표시했다. 국민연금이 지난 2002∼2004년 총 649회의 주총 중 4.9%인 32회만 반대의견을 내는데 그쳤던 데 비하면, 괄목할 만한 변화인 셈이다. 국민연금은 그 동안 기업의 거수기 역할에 머무르며 국민자산의 가치 방어에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는데, 최근들어 의결권 행사 행태가 상당히 적극적으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이 반대(불승인)의사를 표시한 안건 중에는 이사, 감사 등 임원선임 반대의견이 효성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 하나은행 외환은행 등 23개사 26건으로 가장 많았다. 에스원과 디에스엘시디 등 2개사에서는 이사 보수한도 승인에 반대의사를 밝혔고, 700억원대 분식회계가 발생한 대한항공을 비롯, 범양건영 기륭전자 현대DSF 디엠에스 등 5개사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반대 의견을 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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