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우종기 "이젠 두산 식구"
두산중공업에 인수된 대우종합기계가 29일 사명을 두산인프라코어㈜로 변경하고, 새 이사진을 선임하는 등 새롭게 출범했다.
대우종기는 이날 인천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회사명을 변경하고 사내·외 이사 13명(2명 유임)을 선임했다.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 박용만 ㈜두산 부회장, 최승철 두산메카텍 사장, 양재신 사장(유임), 조규상 두산엔진 부사장, 최진근 전무(유임) 등 6명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사외이사로는 안강민 변호사, 가재환 법무법인 태평양 대표, 박태종 장한법률사무소 대표, 박훤구 김&장 법률사무소 고문, 이희수 공인회계사, 김효성 한국산업기술대 교수, 황규식 인하대 초빙교수 등 7명이 선임됐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주총 직후 이사회를 열고 박용성 회장을 대표이사 회장, 박용만 부회장을 대표이사 부회장, 최승철 두산메카텍 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각각 선임했다.
대우종기는 2000년 10월 대우중공업에서 분할된 회사로 건설기계, 공작기계, 산업용차량, 무기체계 등을 생산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종합기계 회사다. 지난해 매출 2조8,606억원, 당기순이익 1,230억원을 기록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두산 고유의 경영 기법을 접목시켜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 내달말 지금의 여의도 서울사무소를 동대문 두산타워로 이전할 계획이다. 두산 관계자는 "두산인프라코어는 총 8조7,000억달러 규모인 인프라서포트사업 시장에 적극 진출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향후 연구개발과 설비투자를 강화하고 중국을 포함한 신흥시장 조기 진출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산업은행과 자산관리공사(KAMCO)는 이날 대우종기의 지분 51%(산은 20%, KAMCO 31%)를 주당 1만9,707원, 총 1조6,880억원에 두산중공업 컨소시엄에 매각하는 거래를 종결했다고 밝혔다. 1월 계약 체결 당시 가격은 1조8,973억원(주당 2만2,150원)이었으나 실사결과 손실보전 금액 2,093억원을 차감했다. 대신 두산중공업은 추후 어떠한 손실 보전도 요구하지 못하도록 했다. KAMCO 관계자는 "이번 대우종기 매각으로 1조원 가량의 공적자금을 회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이영태기자
■ 대투證 "하나은행 품으로"
대한투자증권이 산고 끝에 하나은행의 품에 안겼다. 이로써 3대 전환증권사의 구조조정이 마무리돼 증권·투신업계는 물론 은행권까지 금융권 전반에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정부는 29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하나은행에 대투증권을 4,75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최종 승인했다. 매각대금 중 55%는 하나은행이, 나머지 45%는 하나은행 대주주인 테마섹이 부담할 예정이다. 예금보험공사는 대투증권의 부실을 털어주고 영업용 순자본비율 150%를 충족해주기 위해 출자와 자산매입 방식으로 1조1,400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 5월 말까지 매각 실무절차를 완료하기로 했다.
하지만 고수익·고위험인 자산담보부증권(CBO) 펀드의 손실을 국민 세금으로 보전해주는 격이어서 적잖은 논란도 예상된다. 대투증권은 2000년 보유 중인 대우 채권 등 부실 채권을 기초로 CBO 후순위 채권을 발행한 후 이를 자사가 운용하는 CBO 펀드에 편입, 지금까지 무려 3,351억원의 평가 손실을 냈다.
한국투자증권 푸르덴셜증권(현대투신증권 인수)과 함께 3대 투신에 뿌리를 둔 전환 증권사의 민영화 작업이 모두 마무리 됨으로써 국내 증권·투신업계에는 한바탕 거센 회오리가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은 대투증권 인수를 통해 단숨에 자산운용 업계 1위로 수직 상승했다. 대투증권 자회사인 대투운용과 하나알리안츠자산운용의 펀드 설정액 합계는 27일 현재 26조1,690억원에 달한다. 한투+동원투신운용(22조9,750억원) 삼성투신(21조3,930억원) KB자산운용(15조9,250억원) 등과 함께 향후 자산운용 시장을 놓고 혈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더욱이 새로 진출한 피델리티 등 외국계 회사들이 세계적 네트워크를 등에 업고 국내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고, 소형사들은 덩치 키우기나 틈새시장 찾기에 적극 나서고 있어 업계 재편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에도 단순한 금리전쟁을 넘어 복합화·다양화 경쟁이 치열해지는 등 적잖은 지각 변동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대투증권 인수로 지주회사 전환의 틀을 확실히 갖춘 하나은행이 국민 신한 우리 등에 다소 뒤쳐져 있던 규모를 만회하면서 명실상부한 ‘빅4’ 체제를 구축한 것으로 평가 받기 때문이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김신영기자 ddalg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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