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0 재보선은 선거일을 불과 하루 남겨둔 29일까지도 혼전을 거듭했다. 여야 모두 자체 조사를 근거로 아전인수격 전망을 내놓았지만 자신하진 못했다. 경기 연천·포천 등 1, 2곳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오차범위인 5% 이내의 피를 말리는 승부가 벌어지고 있다.
우리당은 대외적으로는 "3석은 무난하다"고 말하지만 내심 "충남 공주·연기까지 지는 등 한 석도 못 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때 기대했던 4곳 이상 승리를 통한 과반복귀는 포기했다. "정치적 의미가 큰 공주·연기와 영천에서만 이겨도 사실상 승리"라는 분석으로 미리 한 자락을 까는 분위기다.
한나라당도 "6곳 중 최소한 4곳은 이긴다"면서도 "텃밭인 경북 영천을 내주는 등 낭패를 당해 당이 몸살을 앓는 것 아니냐"고 수근거렸다. 여야가 이날 각각 공주·연기와 영천에 올인한 것도 종합성적보다 발등의 불인 텃밭을 단속하는 게 더 급했기 때문이었다.
행정도시 건설 예정지인 공주·연기는 우리당의 아킬레스 건이다. 중부권 신당을 표방한 무소속 정진석 후보가 선거기간 내내 우위를 지키면서 우리당을 초조하게 만들었다.
우리당은 "여당후보가 지면 행정도시 추진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얘기가 퍼지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고 말하지만 정 후보는 "신당바람에 인물론으로 이미 결판났다"고 승리를 장담했다. 행정도시 건설의 대가로 충청권의 마음을 잡으려는 여권의 전략이 막판에 얼마나 먹힐 지가 변수다. 아산은 행정도시 바람이 6번이나 출마한 한나라당 이진구 후보에 대한 동정표를 넘어설 지가 변수다.
영천은 한나라당, 특히 박근혜 대표의 아킬레스 건이다. 우리당 정동윤 후보가 내내 한나라당 정희수 후보를 10% 가까이 앞섰다. 그러나 전망은 엇갈린다.
우리당은 영남정서와 ‘박풍’에 따른 역전패를 걱정하고, 한나라당은 상주하다시피한 박 대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격차를 좁히지 못할까 전전긍긍이다. 배수진을 친 박 대표의 읍소가 영천 시민을 어느 정도 움직일지 주목된다.
우리당과 한나라당 그리고 민노당 후보간 3파전이 펼쳐진 성남 중원은 유권자의 절반이나 되는 호남표의 향배가 관건이다. 우리당 조성준, 민주당 김강자, 무소속 김태식 후보 등 호남출마자들에게 고루 흩어지면 구도상 한나라당 신상진 후보나 민노당 정형주 후보가 유리해진다. 재선거 투표율이 평균 40% 미만임을 감안하면 조직표가 센 정 후보가 일단 유리하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조경호기자 sooy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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