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지역의 빌딩 공실률이 점점 높아져 ‘한국의 월가’라는 명성이 퇴색하고 있다. 28일 부동산종합컨설팅업체인 BHP코리아에 따르면 최근 서울 지역 11층 이상 오피스 빌딩 681개를 대상으로 1분기 공실률을 조사한 결과 여의도의 공실률이 8.43%로 가장 높았다.
이는 전체 빌딩 임대면적 가운데 8.43%가 비어있다는 의미로, 지난해 4분기 공실률인 7.34%보다 1%포인트 정도 늘어난 것이다. 또 같은 기간 서울 도심권(4.54%)이나 테헤란로(2.2%)보다도 훨씬 높은 수준이다.
여의도에 빈 사무실이 증가하는 것은 ▦대형 증권사의 합병 ▦대기업의 사옥 이전 ▦대형빌딩 완공 등에 따른 공급 증가 등 때문이다. 여의도 D빌딩에 있던 동양메이저와 동양시멘트가 최근 여의도를 떠났고, 푸르덴셜투자증권도 역삼동으로 사옥을 옮겼다. 또 증축 공사가 마무리돼 여의도 빌딩 3곳으로 분산돼 있던 금감원 직원들이 종전 건물로 되돌아가면서 대규모 공실이 발생했다.
여의도의 공실률이 높아지자 임대료도 떨어졌다. 1분기 여의도 지역의 대형 빌딩 임대료는 평당 5만4,880원으로 지난해 4분기 5만5,059원보다 0.3% 하락했다.
BHP코리아 홍지은 과장은 "증권업계의 구조조정 등으로 임대수요가 줄어 2분기에도 여의도의 빌딩 공실률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혁기자 hyuk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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