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4개국 순방 길에 나선 콘돌리사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첫 방문지인 브라질에서부터 역풍을 맞고 있다.
라이스 장관의 순방에는 베네수엘라를 중심으로 일고 있는 반미감정의 확산을 차단한다는 목적이 깔려 있다. 27일까지 지역 여론을 주도하고 있는 브라질에 머문 뒤 콜롬비아, 칠레, 엘살바도르를 차례로 찾을 계획이다.
그러나 브라질에서는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 정권을 어떻게 보느냐는 문제를 놓고 날카로운 시각차를 노출했다.
라이스 국무장관은 "베네수엘라가 민주적으로 통치되지 않고 있다"며 "미주기구(OSA)의 헌장에는 민주주의를 꼭 지켜야 하는 규정이 명백히 나와 있다"고 차베스 대통령을 맹비난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22일 미국과 35년 동안 유지해온 군사교류를 파기하는 등 최근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그는 "우리는 남미에서 민주주의를 실현시킬 수 있는 정책을 추구해야 한다"며 단순히 선거를 통해 정부를 구성했다고 해서 민주주의가 되는 것은 아니며 모든 사람들에게 선거에 대한 기회가 공평히 주어져야 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셀수 아모링 브라질 외무장관은 "베네수엘라의 고유한 주권은 존중해야 한다"면서 "어느 국가나 문제가 있기 마련이며 이 같은 문제는 베네수엘라 국민들에 의해 처리돼야 한다"고 밝혔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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