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를 저거 땅이라고 하는 일본 얼라들한테 대마도도 우리땅이라꼬 큰 소리로 해불고 싶드라고예."(전남 여수 출신의 우리당 주승용 의원)
"일본 저 무작시러븐 것들이 부잡헌 짓거리를 못하거로 나라으 힘을 길러야 쓴디."(경남 통영·고성 출신의 한나라당 김명주 의원)
28일 국회 도서관에선 영남 의원들은 호남 사투리로, 호남 의원들은 영남 사투리로 입심 대결을 펼치는 이색 행사가 열렸다. 국회 지방자치발전연구회가 주최한 ‘국회의원과 함께 하는 영·호남 사투리 어울림 한마당’이 그것. 서로 사투리를 바꿔 써 봄으로써 골 깊은 지역감정을 조금이나마 씻어 보자는 취지다.
지방자치연구회의 공동회장인 우리당 심재덕 의원과 한나라당 김성조 의원은 "씨게 해삐라!", "겁나게 해불자잉!" 하고 출전 의원들을 격려하는 것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김원기 국회의장도 인사말에서 "내 별명이 ‘지둘러’인데, 표준말로 ‘기다려’라고 했으면 사투리의 친근함과 묘한 맛은 없었을 것"이라며 "이처럼 사투리를 이해하는 것이 곧 그 지역 사람들과 문화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사로 나선 의원들은 외국어 연설을 하듯 원고를 떠듬떠듬 읽으며 진땀을 흘렸고, 객석에선 박장대소가 터졌다. 의원들은 사흘동안 영·호남 토박이가 원고를 읽은 것을 녹음한 테이프를 반복해 듣거나, 본토 사투리를 쓰는 보좌관 등을 강사로 영입해 맹연습을 했다고 한다.
경상도 사투리 버전으로 저 출산의 심각성을 지적한 우리당 채수찬 의원(전북 전주 덕진)은 "남편이 아무리 ‘내 아를 낳아도’ 카믄서 암만 들이대도 소용이 없다 아임니까"라며 "영호남이 힘을 합쳐 아를 마이 나가 남녀노소가 어우러지는 대한민국이 대끼립니다!"라고 목청을 높였다.
김명주 의원은 독도 문제를 거론하면서 이순신 장군의 시조를 전라도 사투리 버전으로 바꾸어 "한산섬 달이 겁나게 밝은 밤에 … 나라에 대한 허벌나게 깊은 근심에 잠겨 있는 시방 워데서 한가락 피리 소리가 이로코롬 나으 애간장을 태워분가"라고 읊어 박수를 받았다. 통영 출신인 우리당 조성래 의원은 전라도 사투리로 유명한 영화 ‘황산벌’의 한 장면을 ‘거시기’를 연발하며 1인극 형식으로 연기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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