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실대 이효계(70·사진) 총장이 4년 임기동안 보수를 한푼도 받지 않고 학교 발전기금에 출연키로 했다.
3월 이 학교 11대 총장으로 취임한 이 총장은 26일 열린 학교 보직교수 회의에서 임기 동안 월급 전액을 학교발전기금에 기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총장의 올해 연봉은 1억2,000만원으로 4년 동안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총 5억여원에 이른다.
이 총장은 2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총장을 맡으면서 다시 모교로 돌아와보니 재정상태가 그다지 좋지 않았다"며 "취임 때부터 직접 발로 뛰는 최고경영자(CEO)형 총장이 되겠다고 다짐했던 만큼 우선 내가 모범을 보여야겠다는 생각에 월급을 받지 않기로 한 것"이라고 동기를 밝혔다.
그는 "총장 취임 이후 ‘학교 안에 여학생 기숙사가 있느냐’는 한 지방 학생 학부모의 질문을 받고 답을 할 수 없어 부끄러움을 느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열심히 발전기금을 모금해 1,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여학생 전용기숙사를 만드는 등 열악한 교육환경 개선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 총장이 무보수 봉사를 결심하게 된 데에는 가족들의 격려가 큰 도움이 됐다. 이 총장은 3월 취임 직후부터 이 일을 당장 실천하고 싶었지만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 1채 외에는 변변히 모아놓은 재산이 없어 고민했다. 하지만 자신의 결심을 설명하자 자녀들이 선뜻 "부모님의 생활비는 우리가 부담하겠다"고 격려해줘 용기를 얻었다.
숭실대 법대의 첫 입학생이었던 이 총장은 학부 재학 중인 1961년 제13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전남도지사, 농림부 장관 등을 역임한 정통 관료 출신이다.
전성철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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