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께서는 한국의 두 번째 추기경 임명에 긍정적이셨습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 즉위식에 참석했던 김수환 추기경이 28일 오후 귀국했다. 마침 이 날로 추기경 임명 36돌을 맞은 김 추기경은 83세의 노구와 힘든 일정에도 불구하고 정정한 모습으로 기자회견에 임했다. "이렇게 환영을 받아보기는 처음이네. 건강은 보시다시피 견딜만하고, 로마 공기가 여기보다 훨씬 나아서 괜찮았습니다. "
김 추기경은 제대에 올라 즉위미사를 공동 집전한데 대해 "추기경이 된 지 오래되었고 나이를 먹어 순서가 그렇게 됐다"면서 "추기경단 중 주교급, 사제급, 부제급 추기경 대표 각 1명과 동방교회와 같은 전례를 가진 총대주교 1명 등 4명이 즉위미사를 공동 집전했는데, 나는 사제급 추기경 대표로 미사를 집전했다"고 말했다.
김 추기경은 이어 "26일에 15분 정도 교황을 면담했다"며 "한국교회에 대해 이미 잘 알고 계신 교황께서 복음선교는 어떻게 하는지, 사제수품과 대학교육은 어떻게 되고 있는지 물어 답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한국 교회가 추기경이 있음에도 나이가 많아 이번 교황 선출 콘클라베에 참석하지 못한 데 대해 신자들 뿐만 아니라 국민들도 아쉽게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또 한 사람의 추기경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는 이야기를 드렸다"고 했다.
교황은 이에 대해 부드럽게 "일리가 있다"고 답했으며, 금방 해주겠다고 약속은 하지 않았지만 자신의 말을 받아들이는 듯했다고 김 추기경은 말했다. 한국 방문에 대해서는 "깜박 잊고 얘기를 꺼내지 못했지만 교황청 요직에 있는 인물에게 그 뜻을 전해달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김 추기경은 교황 베네딕토 16세와는 회의 때 만나면 인사를 나누는 정도의 사이였는데, 이번에 보니 한마디로 매우 자애롭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김 추기경은 새 교황이 교회 내부에만 관심이 있고 세계 평화에는 관심이 적은 것 같다는 지적에 대해 "하실 수 있는 최선을 다하실 분"이라면서 "단지 세속화하고 있는 유럽사회의 신앙문제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계실 뿐"이라고 말했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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