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스티븐 로치(사진)는 27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국내 언론 및 기관투자자 등과 간담회를 갖고 "최근 수년 간 나타나고 있는 글로벌 경제 불균형의 주범은 미국이며, 이를 개선하려면 미국의 적극적인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면서 "이 와중에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이 큰 타격을 받겠지만 세계 경제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이를 감내해야 하며, 특히 내수 촉진을 통해 세계의 소비자를 미국 하나에서 여러 국가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미국의 과도한 소비가 유일하게 세계 성장을 이끌고 있지만, 부동산 버블과 저금리에 의존하는 소비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면서 "이 같은 과잉 소비와 거의 0%에 가까운 저축률 때문에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현재 GDP의 6.5%까지 치솟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같은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정책금리를 현재의 두 배 수준인 5~5.5%까지 인상, 과잉 소비를 진정시키고 저축을 늘리는 것이지만, FRB가 정치적 이유 등으로 이를 주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거시경제가 뭔지도 모르는 정치인들은 결국 금리인상 대신 약달러 정책을 택할 것이므로, 최소 10% 이상 달러가치가 더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렇게 되면 한국 등 수출에 의존하는 아시아 국가들은 자국 통화 절상은 물론 미국의 소비 위축으로 어쩔 수 없이 이중고를 겪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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