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회의시간에 뽀시락뽀시락 조심스러운 소리가 들립니다. 무슨 소리인지 알아보니 얼마 전 금연을 선언한 모 과장이 궁금한 입안에 사탕을 하나 살짝 넣는 것이었습니다. 보통 담배를 끊으면 2~5㎏의 체중이 늘어난다고 합니다. 담배를 끊었다가 체중이 늘어나 할 수 없이 담배를 피운다는 사람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금연 후 체중증가는 6개월까지 일어나지만 1년 이상 지속되지 않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또 금연 후 약간의 체중증가가 과체중으로 인해 질병을 유발시키는 요인이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지만 금연하면서 나타나는 체중증가를 완화시키기 위해 담배 대신 사탕이나 과자 보다는 물이나 은단과 같이 열량 없는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담배 니코틴 성분은 식욕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고, 열이 발생해 에너지 효율을 떨어뜨리며, 만성 저산소증으로 대사장애가 일어나므로 체중감소 효과가 있습니다. 일부 젊은 여성은 체중조절을 이유로 담배를 피우는 근거를 이것을 듭니다. 그러나 실제로 흡연과 비만과는 관계가 없으며, 담배를 피움으로써 체중을 오랫동안 감소시키는 효과는 없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또한 여성 흡연자는 남성 흡연자보다 호흡기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은 2배, 심장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은 1.5배로 높은 것으로 보고되므로, 체중감소를 위해 흡연하는 것은 바람직한 선택이 아닙니다.
흡연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 보다 아침을 거르는 비율이 높고, 식사를 불규칙하게 먹을 뿐 아니라 하루에 식사하는 횟수도 적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루에 담배를 25개비 이상 피우는 사람들은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들에 비하여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콜레스테롤이 낮고, 중성지질과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콜레스테롤은 높아 심장질환의 위험도를 높입니다.
특히 여대생을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하루 평균 12개비를 피우고 1.7년 정도 짧은 기간 흡연했음에도 HDL-콜레스테롤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 적은 양의 담배라도 지속적으로 피우면 위험도는 증가하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이러한 식습관의 문제점을 가진 흡연자가 담배를 끊게 되면 식사습관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바뀌게 되고 심장질환의 위험률도 감소하게 됩니다.
또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은 미각이 둔해지고, 단 것 대신 알코올, 탄수화물 등 고열량 식품과 커피 등의 기호식품을 많이 먹으면서 채소류와 과일류를 잘 먹지 않게 돼 결국 비타민 섭취가 낮은 경향이 있습니다. 더구나 담배연기는 체내에서 산화과정을 촉진시킬 수 있는 물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서 체내 항산화영양소의 요구량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은 항산화 영양소인 비타민C와 비타민E의 혈액 내 농도가 낮으며, 이는 심장질환이나 암발생 위험을 증가시키게 되는 요인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담배를 끊는 것이 최선이지만 부득이 담배를 피우면 비타민C와 비타민E가 풍부한 식품을 많이 섭취하십시오. 비타민C가 풍부한 식품은 딸기, 귤, 오렌지, 레몬, 토마토 등의 과일류와 풋고추, 브로컬리, 김치 등의 채소류가 있습니다. 비타민E는 아몬드, 땅콩 등의 견과류와 면실유 등의 식용유에 많이 들어 있습니다.
조영연 삼성서울병원 영양파트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