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균형자론은 무력이나 힘에 의존하지 않는 것이다. 국방력, 경제력 뿐 아니라 민주주의 역량, 외교력, 문화 역량 등의 소프트파워도 균형자 역할을 위한 수단이 될 수 있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는 27일 청와대 브리핑을 통해 연성 국력이라는 새로운 용어로 동북아 균형자론을 설명했다. 노 대통령이 2월 취임 2주년 연설에서 처음 제시한 균형자론을 놓고 논란이 계속되자 NSC가 연구 끝에 균형자론의 변호자료를 낸 것이다. 미국을 방문 중인 이종석 NSC 차장이 미국에게 이런 논리를 전달했을 것으로 보인다.
NSC는 우선 ‘균형자론이 한미동맹 균열을 가져올 수 있다’는 비판에 대해 반박했다. NSC는 "균형자 역할 강조를 마치 중국과 가까이 하고 한미동맹을 소홀히 하겠다는 것으로 곡해해선 안 된다"면서 "한미동맹은 균형자 역할의 기본 토대"라고 강조했다. NSC는 "균형자론은 역내 패권 경쟁에 따른 분쟁 가능성을 방지하려는 것이므로 미국의 이익과도 부합된다"며 "미국은 영토적 야심이 없는 강대국으로 우리의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라고 밝혔다.
NSC는 또 연합의 상대를 바꾸는 방식으로 균형자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과거 제국주의 열강들이 그랬듯이 상대를 바꿔가며 이 나라 저 나라와 연합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기도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게 NSC의 주장이다.
NSC는 ‘현실적 역량을 갖추고 있지 않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반론을 폈다. NSC는 "군사력이나 경제력에 있어서는 초강대국들에 미치지 못하지만 뜻을 같이 하는 나라들과 협력을 이루고, 세계 여론의 지지를 받으면 균형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대국이 아니더라도 중견 역량 이상의 국가라면 ‘평화의 균형자’ 역할은 할 수 있다는 논리다.
NSC는 "동북아에서 미국·중국 관계를 불변의 대결 관계로 상정하는 강박 관념을 버려야 한다"면서 "동북아에서 경제적 상호 의존도가 증대되는 현실은 균형자론이 나오게 된 배경"이라고 말했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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