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신용정보(크레딧 뷰로·CB)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한국개인신용(KCB)의 가세와 신용불량자 제도 폐지, 신용정보 이용 수수료 자율화 등으로 업계는 금명간 ‘삼국 정립’의 무한 경쟁 국면에 접어들 전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 CB시장은 선발주자인 한국신용평가정보(한신평정보)와 한국신용정보(한신정)에 KCB라는 신규 거대 CB사가 진입해 파장을 예고하고 있는 상태다.
한신평정보는 2002년 5월 국내 최초의 CB서비스인 KIS CB서비스를 개시한 선도 업체다. 현재 19개 은행과 카드사 등 190개사가 KIS CB에 가입했으며 이 중 75개사가 한신평정보의 10개 등급 고객 스코어(신용등급)를 공급받고 있다.
한신정은 2002년 11월부터 NICE CB서비스를 개시했다. 회원수는 178개이며 이 중 국민, 신한은행, 삼성카드, 현대카드, 삼성생명 등 74개사와 CB유료계약이 체결돼 있다. 역시 10등급으로 분류된 스코어를 제공하고 있다.
CB업계 경쟁 격화의 1차적 요인은 역시 KCB의 출범이다. 한국기업평가, 국민, 우리, 하나, 신한은행과 농협, 삼성, LG카드, 삼성생명 등 국내 굴지의 금융사 11개사가 자금을 출자해 설립한 KCB는 올 하반기 본격 영업 개시와 함께 단숨에 업계 판도를 뒤바꿀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신불자 제도 폐지에 따라 금융감독원이 ▦국내 신용조사 건당 30만원 ▦해외 신용조사 건당 미화 400달러 ▦온라인 신용조회 기본 수수료 월 200만원(단말기), 조회 수수료 건당 3,000원 ▦국내외 채권추심은 회수금액의 20~30% 등이었던 신용정보 이용 수수료 상한선을 없애면서 무한 경쟁 양상으로 돌입할 전망이다. 각 업체의 실적과 정보 공신력에 따라 수수료 차등화 현상이 발생할 것이 불 보듯 뻔해 CB사들로서는 초기부터 ‘전력 투구’가 불가피하다.
이미 조짐은 나타나고 있다. 한신정은 지난 14일 세계 최대 CB사인 엑스페리언과 제휴를 체결, 사기성 대출신청을 조기에 적발할 수 있는 ‘신청사기 방지 시스템’ 등 든든한 선진 경쟁 무기를 장착하게 됐다. 세계 2위 CB사인 트랜스유니언과 CB출범 당시부터 제휴를 체결한 한신평정보는 회원사인 90여개 대부업체 등을 통해 차별화한 정보 제공에 주력하는 한편, 조만간 비장의 무기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 한 CB사 관계자는 "CB시장 규모가 우리의 50배인 미국도 대형 CB사는 3개에 불과하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출혈경쟁’ 우려를 지울 수 없다"며 "각 업체별 보유 정보가 전 금융권에 공유되지 않을 경우 혼란이 초래될 수도 있다"라고 우려했다.
반면,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경쟁이 심화할수록 우수한 정보를 얻게 되는 만큼 고객 입장에서는 나쁠 것이 없다"며 "KCB의 등장은 연 200억원 수준인 CB시장의 외연을 확대하는 긍정적 효과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