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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국민 56% "나는 유럽인"/ 99년보다 5%P↑…젊은층 국적 정체성 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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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국민 56% "나는 유럽인"/ 99년보다 5%P↑…젊은층 국적 정체성 약화

입력
2005.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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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 헌법 비준을 놓고 진통이 계속되고 있지만 유럽 국민들 사이에서는 ‘유럽인으로서의 정체성’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이 27일 보도했다.

프랑스 독일 영국 등 국적에 근거한 정체성을 고수하는 국민들이 줄고 스스로를 ‘유럽인’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EU 집행위원회가 지난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이 넘는 56%가 유럽인으로서 정체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답했다. 1999년 동일한 조사와 비교해 5% 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이 신문은 외국 문화를 향유할 기회가 많은 젊은 세대에게서 ‘유럽인 정체성’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외국 유학을 통해 다양한 언어와 문화를 체화해 유럽 내 어느 곳이든 고향으로 느끼는 젊은이들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코즈모폴리탄형’ 젊은이를 배출하는 대표적 경로는 ‘에라스무스’ 프로그램이란 이름으로 1987년부터 실시되고 있는 유럽 내 교환학생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의 수혜자는 첫 해 3,000명에서 지난해에는 13만 6,000명으로 크게 늘었다. 지난 18년간 유럽 내 다른 국가에서 대학교육을 받은 젊은이는 120만 명에 이른다. 유럽의 기업들이 전 대륙으로 사업 범위를 확장하고 있는 것도 외국 유학이 필수 코스로 인식되는 이유이다.

스티븐 울프 바스대 정치학 교수는 "에라스무스 세대가 곧 유럽 각국의 사회 중추로 자리잡게 되면, 심오한 문화적 전환이 이뤄질 것"이라며 "유럽 내 국가간 분쟁이 줄고 EU정책 수립에서도 더욱 통합적인 태도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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