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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지도부 두번째 '영천 혈투'/ 의원 60여명 출동…시장 상인들 "6·25이후 최대 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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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지도부 두번째 '영천 혈투'/ 의원 60여명 출동…시장 상인들 "6·25이후 최대 격전"

입력
2005.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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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5일장이 선 경북 영천시 완산 시장은 이른 아침부터 들썩였다. 시장 통을 향해 나란히 유세차량을 갖다 댄 여야 후보와 운동원들은 종일 유권자들을 향해 필사적으로 목청을 돋웠다.

각각 TK 교두보 확보와 사수에 사활을 건 여야 지도부도 이날 공식 선거운동 개시 이래 두번째로 영천에서 마주쳤다. 투표 일을 3일 앞두고도 뚜렷한 우열이 드러나지 않고 있는 영천에서 총력전을 편 것이다.

여야는 영남에 조금이라도 연고가 있는 의원들은 모조리 영천으로 불러들였다. 열린우리당에선 김부겸 유시민 이기우 의원 등이 출동했고, 한나라당에서 김문수 홍준표 이재오 의원 등 반박(反朴) 3인방이 영천을 찾았고, 이날 하루만 60여명의 의원이 이곳에 몰렸다.

그러다 보니 신경전도 치열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시장을 찾아 "어제도 제가 가는 곳마다 쫓아다니며 방해하더니 오늘도 그래요"라며 여당을 비난하는 것으로 연설을 시작했다.

여당도 지지 않았다. "박 대표의 치마 속에 숨기만 하는 용기 없는 야당 후보는 영천의 망신"이라는 비난이 스피커를 울렸다. 몰려든 사람들에 여기저기서 꽝꽝 울려대는 스피커, 뒤엉킨 차량으로 시장 통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무표정하게 여야의 유세전을 지켜보던 상인들 사이에서 "영천에서 6·25 이후 최대 격전이 벌어지고 있다"는 농담도 나왔다.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은 이날 오전 경산시에 있는 대구 가톨릭대에서 강연을 한 뒤 영천을 찾아 시장을 누비는 장터유세를 통해 저인망식 표 훑기에 나섰다.

문 의장은 "지역발전을 위해 든든한 여당후보가 필요하다"며 "영천 선거를 통해 지역주의 극복의 불씨를 살리자"고 지지를 호소했다.

전날 영천시를 훑는 강행군을 한 뒤 시내 평당원의 집에서 하룻밤을 보낸 한나라당 박 대표도 이날 새벽같이 완산 시장을 찾아 상인들의 손을 일일이 잡았다. 계속된 악수공세에 손은 시뻘겋게 부풀어 올랐지만 박 대표는 몸을 사리지 않았다. 박 대표는 "이번에 힘을 모아주면 2007년에 반드시 정권을 되찾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영천=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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