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각종 경제적 원조와 지원으로 베트남의 마음을 사고 있다."
베트남에 진출해 있는 공직자나 기업인들이 하나같이 부러워하고 동시에 두려워하는 것이 일본의 베트남 공략이다. 풍부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한 ‘원조외교’를 통해 일본은 베트남의 경제개발 계획부터 사회간접시설 건설에까지 참여하며 베트남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경제적 실익도 챙기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개혁개방정책인 도이머이(쇄신) 이후 일본은 베트남의 최대 지원국이다. 1999년부터 2003년까지 일본은 베트남에 정부 공적원조자금(ODA) 29억 2,200만 달러를 무상으로 지원했다. 프랑스(3억 7,000만 달러), 덴마크(2억 5,900만 달러), 독일(2억 4,000만 달러), 호주(1억 9,000만 달러)에 비해 8~15배 많다.
이 기간의 한국의 지원액 2,400만 달러보다 무려 122배가 넘는 액수다. 지난해 일본의 베트남 원조가 8억 달러에 달한 반면 한국의 지원은 유상원조(EDCF)와 ODA를 합쳐 2,100만 달러에 머물렀다.
한국의 베트남 공략은 국가적 전략이 빈곤한 상태에서 민간기업이 상업적 이익을 위해 개별적으로 진출하는 ‘모래알식’ 접근인 셈이다. 유태현 주베트남 대사는 "베트남에 대한 무상원조를 하더라도 우리가 자금용도를 확정하면 우리 기업체가 해당사업을 수주할 수 있어 지원자금의 70~80%를 회수할 수 있다"며 우리 정부의 베트남 지원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실제 일본의 원조금은 항만이나 도로, 공항 등 사회간접시설에 투여되면서 일본 기업이 공사를 싹쓸이 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호찌민에서만 사이공강 지하터널공사와 인구 50만의 뚜 띠엔 자족도시 건설, 사이공강 연안도로 확장공사 등 6억 3,000만 달러의 공사를 수주한 것이 그 예다.
호찌민에서 다이아몬드 플라자를 운영하고 있는 포스코건설의 이왕걸 소장은 "노무라 연구소와 같은 일본 경제연구소들이 기획한 경제발전계획을 베트남 정부가 거의 그대로 받아들이는 상황"이라며 "일본은각종 대규모 공사수주를 독점하며 베트남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찌민=김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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