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첨단 전산시스템을 잇따라 도입하면서 상품 개발시간이 대폭 축소되고 있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지난달 출시한 ‘독도는 우리 땅 통장’을 개발하는데 하루도 소요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은행에 따르면 상품개발 담당자들은 일본의 영유권 주장으로 독도문제가 불거진 3월18일 밤에 통장 제작 지시를 받아 토요일인 다음날 새벽 제작을 완료, 21일부터 판매가 가능하도록 했다. 이 때문에 기업은행은 은행권에서 가장 빨리 독도 상품을 출시해 보름만에 1조원의 가입액을 기록하는 등 톡톡히 재미를 봤다. 기업은행이 2년 동안 650억원을 들여 지난해 9월 은행권 처음으로 차세대 전산시스템을 도입한 덕택에 가능해진 일이었다. 실제 새 전산시스템 도입 이후 기업은행의 상품 개발 시간은 예금상품의 경우 평균 7일에서 1일로, 신탁상품은 10일에서 1일로, 대출상품은 3일에서 0.5일로 단축됐다.
은행권에서 두 번째로 차세대 전산시스템을 가동한 우리은행도 각종 상품개발 시간이 3~7일로 대폭 축소됐다. ‘독도지킴이 통합통장’은 3일만에 만들어졌으며 ‘뉴캐시카드’, ‘기프트카드’ 등도 1주일 이내 제작이 완료된 경우다. 우리은행은 새 시스템 도입을 위해 3년에 걸쳐 2,500여억원을 투입했다. 지난 2월 새 전산시스템을 가동하기 시작한 외환은행 역시 상품개발에 1주일이 채 걸리지 않는 상황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간 경쟁가열로 상품개발 시간 단축 역시 중요한 경쟁력 제고 수단이 되고 있다"라며 "차세대 전산시스템을 빨리 도입한 은행들은 그 위력을 톡톡히 실감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과 신한은행 등 다른 은행들도 이런 점을 고려해 새 전산시스템 조기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진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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