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이순원의 길위의 이야기] 어딜 가나 농사꾼 아들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이순원의 길위의 이야기] 어딜 가나 농사꾼 아들은

입력
2005.04.27 00:00
0 0

먼 동네로 길을 떠나게 되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우리 동네엔 없고 그 동네에서만 볼 수 있는 새로운 풍광들이다. 육지 사람들이 제주도에 처음 갔을 때 그곳에 펼쳐져 있는 유채밭과 감귤밭과 또 그 밭을 둘러싸고 있는 현무암 돌담을 보고 마냥 신기해 한다.

그러다 한 이틀 지나면 조금씩 ‘우리 동네엔 있고 그 동네엔 없는 것’들의 빈자리가 보이기 시작한다. 아무리 돌아다녀도 논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없는 게 아니다. 논이 있는 곳으로 관광버스가 지나가지 않는 것뿐이다. 바로 그런 식이었을까. 며칠 전 ‘한국문학 순회 낭독회’ 프로그램에 따라 열흘쯤 독일에 다녀왔다. 그곳의 오래된 도시마다의 오래된 성당들은 보고 또 보았는데, 매일 몇 시간씩 자동차로 이 도시에서 저 도시로 이동하면서도, 그래서 그 끝없는 평원을 처음엔 신기하게, 그러다 나중엔 무덤덤하면서도 지겹게 바라보면서도 끝내 나는 그곳에서 우리에게는 참으로 많고도 많은 비닐하우스를 보지 못했다.

제주도의 논처럼 내가 간 곳만 그런지, 아니면 원래 비닐하우스 농사를 하지 않는지. 누군가 알려주십시오. 농사꾼의 아들이었으며, 나 또한 한때 농사꾼으로 그것만 내내 궁금했답니다.

소설가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