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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업체 현주컴퓨터 최종부도 충격/ PC업계‘가격파괴 경쟁’공멸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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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업체 현주컴퓨터 최종부도 충격/ PC업계‘가격파괴 경쟁’공멸하나

입력
2005.04.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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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구조조정과 노트북PC 비중 확대, 부품값 하락이라는 3대 호재에 힘입어 차츰 안정을 찾아가던 국내 PC산업이 또 다시 생존의 갈림길로 내몰리고 있다. 연초부터 불어닥친 초저가 노트북PC 경쟁 때문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중국 PC업체들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면서 토종 PC업계의 긴장감은 더해가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중견 PC업체 현주컴퓨터가 25일 기업은행 서울 구로지점에 돌아온 24억원의 만기 어음을 갚지 못해 최종 부도처리 됐다. 현주컴퓨터의 부도 사태는 지난 2003년 12월 이후 두 번째. 당시에는 중소 부품협력 업체들이 ‘현주 살리기’에 나서 고비를 넘겼고, 이듬해 2월 삼보정보통신에 최종 인수되면서 폐업을 면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회생이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 2년에 걸친 국내 PC시장의 구조조정 결과 중견 업체들의 입지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PC업체들의 물량 공세와 대기업들의 브랜드 파워에 밀려 중견 PC업계는 거의 전멸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최후의 중견 PC업체’인 주연테크는 홈쇼핑과 양판점 판매에 주력하면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구조조정의 ‘생존자’인 대기업과 외국계 업체들은 노트북PC 덕분에 짭짤한 재미를 봤다. 데스크톱PC의 경우 판매 마진이 1% 미만으로 지극히 불량한 반면, 노트북PC의 경우 최소 10%에서 고급형의 경우 20% 이상 수익이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인텔의 강력한 ‘센트리노’ 노트북PC 마케팅과 무선인터넷 보급에 힘입어 지난해 노트북PC 판매는 전체 PC 판매량의 30%에 육박할 만큼 확대됐다. 때맞춰 액정화면(LCD)과 중앙처리장치(CPU), 메모리 등 주요 부품 가격까지 하향 안정화하면서 노트북PC 업체들은 하반기 내내 ‘표정 관리’에 나서야만 했다.

그러던 분위기가 일변한 것은 지난 2월부터. TG삼보가 99만9,000원짜리 ‘에버라텍’ 노트북PC를 전격 출시하면서 업체간 생존 경쟁이 다시 불붙었다. TG삼보의 1분기 노트북PC 판매량은 총 4만4,000대로, 이 회사가 지난해 판매한 노트북PC 총판매량(4만6,000대)과 맞먹는다. 시장점유율도 지난해 5위에서 2위로 껑충 뛰었다.

TG삼보는 내부적으로 "판매이윤을 5~6%만 남기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이를 놓고 ‘제살 깎아먹기’라고 비아냥거리던 경쟁업체들도 뒤따라 초저가 제품을 쏟아내면서 노트북PC 가격은 추락에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달 한국델이 부가세를 뺀 99만원짜리 모델을 내놓자 일본 소텍이 80만원대 제품을 내놨고, 지난 주에는 60만원대 중국산 제품도 등장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학생층을 겨냥한 100만원 미만 제품 출시를 검토 중이다.

토종 PC업계의 가장 큰 고민은 한번 불붙은 저가PC 선호 현상이 중국산 초저가 제품의 상륙을 부추기고 있다는 점이다. IBM의 PC부문을 인수한 중국 레노보가 하반기부터 국내 시장에 뛰어들 예정이고, 아수스테크 등 대만 업체들도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인건비를 감안하면 중국 업체들과의 가격 경쟁은 자살 행위"라며 "업계 전체가 프리미엄 브랜드로의 전환을 통해 살아 남는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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