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한 인구 고령화로 노후자금 마련이 현대인들의 가장 중요한 재테크 과제로 떠올랐다. 이를 위한 다양한 금융상품이 쏟아지고 있음은 물론이다.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연금저축도 인기 상품 중 하나다. 연금저축은 최소 10년을 부은 후 만 55세 이후부터 5년 이상 연금으로 돌려 받는 상품이다. 연간 불입액 240만원까지는 소득공제 혜택을 준다. 은행과 보험사, 자산운용사가 각각 연금저축 상품을 내놓고 있지만, 이 중 자산운용사 상품에 가입하는 경우는 극히 드문 게 현실이다.
문제는 대부분 채권에 투자하는 은행이나 보험사의 연금저축 수익률이 연 4~5%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은행 정기적금 금리보다는 다소 높지만,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10년 이상 불입해도 노후생활을 지탱하기엔 턱없이 적은 돈을 돌려 받는 셈이다. 이렇게 장기간 돈을 묶어두느니 차라리 3년마다 적금이나 적립식 펀드로 목돈을 만들고, 이를 거치식 펀드나 부동산 등에 재투자하는 것이 더 이익이라고 여길 수도 있다.
그러나 같은 연금저축이라도 자산운용사 상품의 수익률은 은행이나 보험사 상품과 큰 차이가 난다. 주식투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주식혼합형 상품은 3년간 누적 수익률이 20% 이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부 주식 편입비중이 높은 상품은 3년간 40% 이상의 누적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수익률이 10년 이상 누적된다면 나중에 받을 연금은 은행이나 보험사 상품과는 큰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물론 연금은 안정성이 가장 중요하므로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국민연금의 주식투자 비중 확대를 반대하는 이들의 논리도 비슷하다. 그러나 요즘 유행하는 적립식 펀드의 ‘매입단가 하락 효과’를 기억해 보라. 주식형 펀드에 매월 일정액을 투자하면 주가가 비쌀 때는 조금 사고 쌀 때는 많이 사게 돼 장기간 투자 때 매입 단가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그만큼 위험은 줄고 수익률은 높아진다. 개인연금도 마찬가지다. 10년이라는 긴 기간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현재의 저금리를 고려한다면 10년짜리 은행 적금보다는 10년짜리 적립식 펀드가 더 나은 선택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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