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기업설명회(IR) 부담되네."
다음달 중순 예정된 상장기업 합동 해외 IR에 금융 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위원회에 따르면 다음달 11~18일 국내 26개 기업이 참석해 홍콩 싱가포르 런던 뉴욕에서 차례로 진행되는 해외 IR에 정부측 인사로 이희범 산자부장관과 함께 양천식 금감위 부위원장이 참석할 예정이다.
금융 당국이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은 16일의 런던 IR. 최근 외국 자본 문제를 둘러싸고 정부, 특히 금융 당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곳이 영국이기 때문이다. 삼성물산 주식 불공정거래 의혹을 받고 있는 헤르메스 펀드, 브릿지증권 유상감자와 매각 등으로 과도한 이익 회수를 한다는 지적을 받는 BIH, 이사 수 제한 권고에 따라 내·외국인 이사 비중을 50%로 맞춘 제일은행 대주주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B) 등 최근 논란이 된 외국 자본 상당수가 영국을 본거지로 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한국 정부를 향해 연일 비판을 쏟아내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금융 당국은 런던 IR에서 양 부위원장 등에게 외국 자본 문제와 관련한 집중 질문 공세가 쏟아질 것으로 보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이미 최근 문제가 된 ‘5%룰 개정안’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차원에서 영국의 ‘3%룰’ 운영 실태를 꼼꼼히 분석하도록 지시해 놓은 상태다. 금융 당국은 영국의 ‘3%룰’이 우리나라의 ‘5%룰’에 비해 다소 느슨한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보완 장치 등이 마련돼 있는 등 실제로는 국내와 비교해 더 엄격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금감위 관계자는 "런던 쪽에서 국내 금융당국 간부가 IR에 참석키로 하자 예의 주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민감한 시기에 자칫 말 한마디 잘못 했다가는 꼬투리를 잡힐 수도 있는 만큼 상당히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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