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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0 재보선 현장] (5) 경기 연천·포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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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0 재보선 현장] (5) 경기 연천·포천

입력
2005.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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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의 접경지역인 경기 연천·포천의 국회의원 재선거엔 뚜렷한 쟁점이 없다. 그나마 낙후된 지역개발 문제가 부각되긴 했지만 유권자들은 그다지 관심이 없어 보인다는 게 각 후보진영의 공통된 얘기다.

연천·포천은 그간 군사시설보호법과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각종 규제에 묶여 개발이 이뤄지지 않은 탓에 오는 사람보다 떠나는 사람이 많았던 곳. 당연히 규제완화와 지역경제 활성화가 주민들의 큰 바람이다. 특히 연천의 박탈감은 상대적으로 크다. 전곡읍내의 한 약국에서 만난 박모(53)씨는 "사방을 둘러봐라. 어디 새 건물이 있느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에 따라 열린우리당 장명재 후보는 ‘경제전문가’임을 내세워 지하철 7호선 연장, 경원선 복선전철 연장, 민자 고속도로 추진 등 굵직한 공약을 앞세웠다. 한나라당 고조흥 후보도 도로·학교 등 사회기간시설 확충과 규제완화를 통한 재산권 행사 보장 등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의 반응은 썰렁하다. 포천에 사는 주부 박성경(55)씨는 "선거 때만 되면 무슨 공약이 저리도 많은지 모르겠다"고 외면했다. 포천 송우리장터 노점상인 최기원(39)씨는 길 건너편의 유세차량을 가리키며 "먹고 살기 힘든 데 장사 못하게 방해나 하지 말지…"라며 혀를 찼다.

이러다 보니 투표일을 닷새 남겨둔 25일까지도 선거전은 정책과 공약 보다는 인지도 싸움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우리당이 이날 오전 문희상 의장 주재로 포천에서 상임중앙위원회를 개최한 뒤 정세균 원내대표 등과 연천 버스터미널 등을 방문해 악수공세를 편 것도 장 후보의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데 따른 고육책이다. 지난 주말에 실시한 자체 여론조사에서도 한나라당에 상당히 뒤진 것으로 알려져 우리당에는 비상이 걸렸다.

한나라당은 비교적 느긋하다. 16,17대 때 출마했던 고 후보가 "세번째 출마입니다"라고 인사할 정도로 주민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알려진 인물이기 때문. 특히 고 후보측은 지난 19일에 이어 이날도 포천을 찾은 박근혜 대표가 접경지역 유권자들의 안보심리를 자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일한 연천 출신인 민주당 이운구 후보는 6만여 연천 유권자의 대표임을 자임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11만여명인 포천 유권자 표가 장·고 후보에게 나뉠 경우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각 후보진영은 "농번기인데 투표는 무슨…"(이한춘·68·포천시 소흘읍)이라는 반응을 보이는 유권자들이 많아 투표율이 20%대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 정책보다는 인지도와 조직 표 싸움이라는 재보선의 한계가 그대로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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