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주년을 기념하는 일이 아니라 60주년부터 새로 시작하는 해가 되도록 해야죠. 미국에 진출한 아모레퍼시픽이 다음주 워싱턴 매장을 오픈하는 등 올해 6개 매장을 확보해 미국시장 공략을 본격화합니다. 5년 뒤에는 미국에서 ‘이름을 들어봤다’고 할 정도의 브랜드로, 10년 뒤면 성과가 나타나는 브랜드로 만들 겁니다."
24일 부산에서 열린 ‘핑크리본 사랑 마라톤대회’에서 태평양 서경배(42) 사장은 수천 명의 여성 참가자들, 태평양 임직원과 함께 5㎞를 뛰었다. 유방암 예방 캠페인의 일환으로 태평양이 진행한 마라톤대회는 올해 전국에서 5차례 열리는데 서 사장은 모두 참가할 예정이다. 마라톤 마니아여서가 아니라 환갑을 맞은 태평양에 조용한 혁신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서 사장은 10년 뒤인 2015년 태평양을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메가브랜드 10개를 가진 글로벌 기업으로 만들어 매출 50억 달러, 해외매출 12억 달러 이상을 달성한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1990년대 초반부터 24개 계열사를 8개로 줄이는 등 구조조정을 일찌감치 마무리지은 서 사장은 올해부터 공격적인 해외 진출과 연중 사회공헌 활동을 정착시키고 내년에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서 사장은 "미국에 진출한 아모레 퍼시픽과 중국 홍콩 등 아시아에 진출한 설화수 라네즈 등을 비교해 보면 1년만에 아시아쪽 매출이 더 빠르게 늘고 있다"며 "하지만 미국시장은 세계적 브랜드끼리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능성은 크다"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에 진출한 향수 롤리타 렘피카가 현지 향수시장에서 4위를 차지하기까지 10년쯤 걸렸다"며 "아모레 퍼시픽도 10년 뒤면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서 사장은 전 직원들의 심기일전을 독려하기 위해 다음달 ‘태평양 백두대간 종주’를 한다. 5월19~21일 전 직원이 팀을 나눠 백두대간 40여개 구간을 오른다. 9월5일 태평양 60주년 창립기념일도 사회공헌 활동으로 치르기로 하고 사업안을 검토중이다.
서 사장은 22일에도 개인 상여금 1억원을 북한 어린이와 여성 돕기 기금으로 유니세프에기증했다. 북한 아이들의 참혹한 생활상을 담은 사진을 본게 계기가 됐는데, 선친이자 태평양 창립자인 고 서성환 회장이 황해도 평산 출신이라는 인연도 영향을 미쳤다. 고 서 회장도 50억원의 유산을 아름다운 재단에 남겨 모자 가정의 창업을 돕는데 사용되고 있다.
부산=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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