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부의 핵심 관료들이 잇따라 사표를 내고 고액의 연봉을 주는 민간기업으로 자리를 옮기고 있다.
25일 재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종합부동산세 입법을 주도했던 김기태 부동산실무기획단 부단장이 지난 주 사표를 내고 민간으로 옮기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 국장은 20년 이상 세제실을 두루 거친 세제분야 전문가로, 법무법인으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전해졌다.
‘부총리의 장자방’으로 불리며 거시경제 브레인 역할을 해온 이건혁 부총리 자문관도 계약이 만료되는 다음 달 19일 이후 국제기구나 외국계 투자은행 등으로 진로를 바꿀 예정이다. 이에 앞서 성수용 조세지출예산과장이 지난달 김&장으로 자리를 옮겨 전문 세무사로 변신했고, 2월에는 행시 동기 중 가장 먼저 1급에 올랐던 변양호 금융정보분석원 원장이 사모투자펀드를 만든다며 공직을 떠났다.
이처럼 한국경제의 지휘본부 격인 재경부 관료들이 속속 민간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은 민간 분야의 대우가 월등히 높은데다 재경부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재경부 관계자는 "과거 행정고시 합격자 중 최고 성적자들은 으레 재경부를 지원했는데 최근엔 업무가 과중하지 않은 부처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더욱이 세제실처럼 전문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민간에 비해 보수가 턱없이 낮고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직원들의 경우 민간기업의 유혹을 뿌리치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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