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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에 부는 ‘돈키호테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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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에 부는 ‘돈키호테 바람’

입력
2005.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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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멕시코市 "돈키호테 시장님 구하라"

멕시코에 ‘돈키호테 바람’이 불고 있다.

저소득층에게 국가자원을 배분하고 경제적 빈곤에서 벗어나 평등하게 살 것을 주창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51) 멕시코시티 시장은 멕시코 시민들에게 돈키호테 같은 이상적 영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비센테 폭스 현 대통령의 우파 집권당에 맞서 좌파 성향의 민주혁명당(PRD) 당수인 그는 빈부차로 찌든 멕시코의 불평등 구조와 만연한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석유에 기반한 경제구축 등 과거 자족적인 정책으로 돌아갈 것을 주장한다. 매일 새벽 건설현장에 나가 노동자들을 격려하는 등 서민 이미지를 굳혔고 기업인들과도 협력관계를 다져 지지도를 확대하고 있다. 내년 7월 예정된 대선 지지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그는 38%로 1위를 기록했다. 인구 2,000만의 북미 최대도시인 멕시코시티 시민들의 지지도는 무려 90%에 육박한다.

그런 그가 최근 면책특권 박탈 및 탄핵위기를 맞고 있다. 24일 멕시코시티에서는 수 십만 명의 시민들이 참가한 가운데 오브라도르 시장의 탄핵에 반대하는 대규모 가두행진 시위가 열렸다. 시위대열에는 돈키호테로 분장한 한 시위자가 창을 든 채 말을 타고 등에 면책특권 박탈로 구속수감 위기에 직면한 시장에 대한 여권의 정치탄압을 비난하는 장문의 시위구호를 붙이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탄핵위기의 전말은 이렇다. 오브라도르 시장은 취임 후 개인들이 고위층 연줄을 통해 불법 취득한 땅을 환수한 뒤 이 땅에 공공시설을 건설해 시민의 환영을 받았다. 그러나 그가 한 병원의 진입로를 닦기 위해 토지를 수용한 것이 문제가 됐다. 소유주가 시유화에 반대, 법원에 이의를 신청했고 법원은 시 건설국에 도로공사 중지를 명했다. 시민들은 법원이 고위층의 비호를 받은 소유주를 편들었다고 비난했다. 법원은 오브라도르에게 직권남용 혐의로 시장 면책특권을 박탈할 것을 결정했다. 오브라도르 시장은 "법원이 이런 사유로 처벌하는 것은 전례가 없다"며 차기 대선 출마 자격에 결격사유를 만들려는 여당측 음모라고 맞서고 있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 차베스 "돈키호테 정신 본받자"/ 베네수엘라 국민에게 소설 100만권 무료배포

베네수엘라의 좌파 포퓰리스트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올해로 출간 400주년을 맞는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 읽기 운동을 위해 국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돈키호테 따라하기를 선언한 차베스 대통령은 최근 정부 예산을 들여 돈키호테 소설책을 100만 권이나 찍어 시민들에게 무료로 배포하도록 했다.

그는 또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모두 소설 돈키호테를 읽어 사회에 만연한 부정부패를 없애고 무질서한 세상을 바로 잡기 위해 나서는 전사(戰士)의 정신을 본받아야 한다"며 "돈키호테의 추종자가 될 것"을 역설했다.

이 같은 무료배포 자체가 돈키호테적 발상이라는 지적도 있다. 정치 평론가들은 19세기 남미 독립의 영웅 시몬 볼리바르를 계승해 자주적 민중국가 수립을 기치로 내건 차베스 대통령이 이번엔 돈키호테를 포퓰리즘의 상징물로 채택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장학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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