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와 연기자의 경계를 넘나드는 김민종, 엄정화 등을 특수 케이스로 취급하던 시절은 2002년을 기점으로 끝났다. 신성우 양동근 이지훈 정지훈(비) 이현우, 댄스그룹 신화의 김동완 문정혁(에릭) 앤디, ‘god’의 윤계상, ‘핑클’의 이효리 성유리, ‘SES’의 유진…$. 이제 가수들의 연기자 겸업 혹은 전업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이 흐름에 댄스그룹 HOT 출신의 강타(사진)가 뒤늦게 합류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 "연기자 겸업은 없다"고 말해왔던 그는 5월 중국 전역에 방송될 예정인 한중합작 청춘 드라마 ‘마술기연’(연출 장수봉)에 주연으로 출연하면서 자신의 금기를 깼다. 그리고 다시 5월2일부터 방송되는 KBS 월화드라마 ‘러브홀릭’을 통해 연기에 도전한다. "이제까지 HOT 때 얻었던 것들만을 여러분께 보여 드린 것 같은데 이제는 제게도 또 다른 가능성이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요."
‘러브홀릭’에서 고등학생 신분으로 기면증(嗜眠症)을 앓는 윤리교사 율주를 목숨처럼 사랑하게 되는 강욱 역을 맡은 그는 이 작품에서 자신의 가명인 ‘강타’ 대신 본명인 ‘안칠현’을 쓰기로 했다. "강타는 음반 낼 때 쓰던 이름인데 이번엔 가수 강타에서 빠져 나와 안칠현이 되고 그 안칠현이 다시 드라마 속 강욱으로 빠져들어야 할 것 같았어요." 안칠현은 가수출신 연기자 중 정지훈과 이지훈, 두 명의 지훈을 으뜸으로 꼽았다.
"저도 한 때는 ‘왜 가수가 연기를 하느냐? 아무리 가수들이 연기를 하더라도 나는 음악만 하겠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는데 지나고 보니까 엔터테이너가 돼야 하는 제 입장에서는 고집인 것 같았어요. 그래서 그 생각 꺾었고 그러고 나니까 드라마도 진짜 매력 있데요." 그는 한발 더 나아가 가수들이 연기자 겸업에 나설 수밖에 없는 그럴 듯한 설명도 덧붙인다. "음반 시장이 많이 죽었지만 그렇다고 가수들이 자신들이 가진 다양한 탤런트(재능)를 죽일 수는 없는 상황에서 연기자로 방향을 틀게 된 거죠."
‘러브홀릭’의 연출을 맡았고 ‘러빙 유’에서도 가수 유진을 주인공으로 캐스팅 했던 이건준 PD도 "위험성이 큰 신인 보다 대중에게 많이 알려져 있고 무대 경험으로 카메라에 자연스럽고 감성이 살아있는 가수들을 캐스팅 하게 된다"고 털어 놓았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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