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물가 상승에 따르는 손실을 정부가 보전해주는 ‘물가연동채권’이 최장 20년 장기채로 발행된다. 또 국채의 원금과 이자를 분리해 각각 별도의 상품으로 거래하는 ‘국채 스트립(STRIPS)’ 제도도 내년 초부터 시행된다.
정부는 22일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열고 국채활성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정부는 국채의 금리를 물가에 연동시켜 실질가치를 보장하는 물가연동국채를 10·15·20년물로 내년 초에 발행키로 했다.
물가연동국채는 예컨대 기본이자가 연3%이고 물가가 매년 3%씩 올라갈 경우 연 6%의 이자지급을 보장한다. 재경부 관계자는 "물가연동국채는 물가변동위험이 제거되기 때문에 시장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발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또 국채를 원금채권과 이자채권으로 분리해 유통시키는 ‘스트립’(STRIPS) 제도를 내년 초부터 시행키로 하고 올해 말까지 관련 세법의 개정과 시스템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스트립 제도는 기본적으로 100억원 단위로 움직이는 국채를 원금채권과 이자채권으로 쪼개기 때문에 국채 거래를 활성화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현재 3년 만기 국고채는 원금과 이자가 붙어있는 1개 채권이지만 내년부터는 원금채권 1개와 6개월단위 만기 이자채권 6개 등 모두 7개 채권이 유통돼 투자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채권상품이 그만큼 다양해진다.
정부는 아울러 장기채의 가격변동위험 회피수단으로 10년 국채 선물의 상장을 증권선물거래소와 협의해 추진키로 했으며, 10년 이상 장기국채의 발행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미국 투자자들이 하반기부터 한국 내에서 펀드조성이나 직접거래 방식을 통해 국채선물시장에 투자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완화할 것을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요청키로 했다. 현재 미국 투자자들이 한국 국채선물시장에 투자하려면 한국 밖 역외펀드를 통한 간접투자방식으로만 가능하다.
재경부 관계자는 "국채 발행 방식을 다양화하고 각종 위험 회피수단을 마련해 2004년 말 기준으로 외국인투자비중이 0.8%에 불과한 국채시장에 외국인 투자를 적극 유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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