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집에서 엄마를 기다리며 혼자 노는 아이의 마음이 쏘옥 다가오는 그림책이다. 아이다운 엉뚱한 상상을 천진한 선과 색채로 표현한 만화풍 그림이 정답고 즐겁다.
심심하고 쓸쓸한 아이는 고무동력기를 만들면서 그걸 타고 한강을 건너 놀이동산에 가는 상상을 한다. "자, 함께 타실 분? 아쉽게도 한 분도 안계시군요. 그럼 저 혼자 갑니다." 놀이동산의 탈 것들이 별이 되고 은하철도도 되는 신나는 모험이 펼쳐진다. 한강에서 따라붙은 물귀신들을 물리치자 하늘에는 축하의 불꽃이 펑펑 터진다. 코끼리 아줌마도 아이를 코로 번쩍 들어올려 비행기를 태워준다.
하지만 행복한 시간도 잠시, 아기 코끼리가 나타나자 아이는 다시 혼자가 되어 현실로 돌아온다. 마지막 문장을 읽으니 마음이 짠해진다. "엄마, 빨리 오시면 좋겠다. 할 이야기 진짜 많은데."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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