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생활수급대상자인 혈혈단신의 80대 할머니가 장례비로 모은 쌈짓돈을 장학금으로 기탁했다.
경기 파주시 덕은1리 이경순(83) 할머니는 21일 농사 일로 번 돈과 정부에서 지급하는 교통비, 경로연금(월 40만 원 가량) 등을 아껴 모은 돈 500만 원을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써 달라"며 파주시 사회복지과에 맡겼다.
할머니는 또 20여 년 간 임대료도 받지 않고 살게 해 준 집 주인 원천석(84) 할아버지에게 100만원을 건네며 고마움을 표하고 이날 오후 고양시 순애원(신양요양원)으로 들어갔다.
이 할머니의 삶은 고향도 제대로 모르는 고아로 자라나 혈육도 없이 평생을 살아온 외로움과 고난, 그 자체였다. 만 50세 되던 1971년에야 호적을 찾으면서 지금의 이름을 만들었을 정도였다.
이 할머니는 서울 등을 떠돌며 식당 일과 날품팔이로 생활하다 20여 년 전 파주로 와 정착한 뒤 지금까지 이웃들과 월롱면 사회복지사 문수진(37)씨의 도움으로 살아왔다.
"이제 마음이 너무 편해요. 적은 돈이지만 어려운 학생들이 공부하는 데 조금이나마 힘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파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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