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이 사퇴의사를 밝힌 국회 정보위원장 자리를 둘러싼 여당 중진들의 힘겨루기가 가까스로 정리됐다. 우리당은 22일 신기남·배기선(사진) 의원 등이 경합해온 새 정보위원장에 배 의원을 내정했다. 그러나 신 의원이 강하게 반발, 공식발표가 늦춰지는 등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여당 중진들이 정보위원장을 탐낸 것은 국가 최고기밀을 다루는 국정원의 감독기구이자 상원으로 평가받는 정보위를 지휘할 수 있기 때문. 배 의원은 한때 대구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 광고사업자 선정의혹으로 불구속 기소된 것이 문제돼 신 의원에게 밀렸으나 문 의장의 막후 지원을 업고 상황을 반전시켰다. 배 의원은 경선 당시 문 의장 선거캠프의 대책본부장이었다.
결정권을 준 정세균 원내대표는 당초 국회 상임위원장 경력이 없는 신 의원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후문이다. 신 의원이 강력히 원했고 천정배 전 원내대표가 민다는 소문도 돌았다. 두 사람의 경합이 워낙 치열해지면서 한때 서울시당위원장인 유인태 의원이 제3안으로 강력히 대두됐을 정도다. 정 대표는 막판에 배 의원 카드를 택했지만 이 과정에서 문 의장과의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조성되기도 했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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