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평경찰서는 22일 "아이의 몸에 마귀가 들어가 버릇이 나빠졌다"며 초등학생 딸을 감금한 채 굶기고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상해치사)로 C(45)씨와 그의 남동생(35)을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일부터 15일까지 아이(12·초등학교 6년)가 "손버릇이 나쁘고 고집이 세다"며 학교에 보내지 않고, 부평구 자신의 집 안방에 감금한 채 밥을 굶기며 야구방망이 등으로 엉덩이를 수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다. 어머니 C씨는 "몸속에 마귀와 귀신이 들어있으니 쫓아내야 한다"며 아이를 폭행하고, 금식기도를 이유로 10여일 동안 딸에게 전혀 음식을 주지 않았다. 딸이 "배고프다, 밥 달라"고 소리치면 막대기와 야구방망이를 마구 휘둘러 온 몸이 상처와 멍투성이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조사 결과 C씨는 학교 담임교사에게 "아버지가 지방에서 근무를 해 함께 현장학습을 가야 한다"고 속이고 딸을 학교에 보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C씨는 17일 오후 "딸이 20일 전부터 신경질적으로 고함을 질러 등교시키지 않고 안정을 시키던 중 갑자기 숨졌다"며 경찰에 허위 신고했다. 경찰은 그러나 이들의 표정이 유난히 경직돼 있고 언행이 부자연스러운데다, 부검 결과 아이가 외상성 쇼크사(탈진 등)로 숨졌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소견이 나와 집중 추궁한 끝에 범행일체를 자백받았다.
송원영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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