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씨카드와 대한항공의 제휴카드인 ‘비씨-스카이패스’ 카드 마일리지 적립이 6월부터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22일 카드업계 등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 2월 비씨카드에 대해 제휴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에 따라 회원 33만명(60만장)은 계약 만료일인 5월31일까지 적립된 마일리지만 사용할 수 있을 뿐, 6월부터 새로 마일리지를 적립할 수 없게 돼 큰 불편이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대신 비씨카드 회원사인 11개 은행들과 개별 계약을 맺기로 하고 각 은행들에 계약의사가 있는지를 통보해달라고 요청했다. 계약이 성사되면 고객들은 카드 전환 등을 통해 추가 적립이 가능하겠지만, 은행들이 개별 계약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이다.
카드사들은 항공사와 제휴해 카드 회원들에게 일반적으로 신용판매 사용액 1,500원당 1마일리지를 적립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비씨카드의 경우 1마일에 12원씩의 단가를 적용해 대한항공에 연간 250억원을 지불하고 있다.
대한항공 측은 “6개 카드사 중 비씨카드만 계약서상 시한인 2월 22일까지 재계약 의사를 알려오지 않아 합법적으로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며 “은행들과 개별 계약을 맺을 경우 고객의 혜택이 오히려 늘어날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카드업계에서는 은행간 경쟁 및 단가 인상 효과를 노린 행동으로 보고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2월 중 재계약 결정이 어려워 ‘3월에 통보하겠다’고 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은행간 경쟁을 붙여 단가를 인상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씨카드는 지금이라도 대한항공이 구체적 조건을 제시하면 협의를 통해 재계약을 체결할 의사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이미 제휴계약은 해지됐으며 은행과의 개별 계약이 원칙"이라면서도 "소비자들의 불이익을 최대한 줄이겠다"고 밝혀 극적 타결 가능성도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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